[이슈+] 사드발 중국 경제보복 우려에 떨고있는 항공업계
[ 안혜원 기자 ]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측의 경제 보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사드 배치로 중국 내 반한 정서가 확산되면 한국 방문객 규제 등의 조치가 암묵적으로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항공 여객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 수요가 줄면서 항공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측이 한국 관광 제한 등 간접적인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배치 관련 중국 측의 경제보복이 무역 제재와 같은 명시적으로 나타날 여지는 크지 않지만 비관세 장벽 강화 내지 한국 방문객 규제 등 암묵적으로 보복성 조치가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례로 대만의 경우 지난 5월 '하나의 중국'을 거부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인의 대만 방문객 수가 급감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오던 항공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38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만명)에 비해 27% 늘었다.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81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약 47%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한중 정기 노선의 수는 크게 늘었다. 올 들어 대한항공은 지난 5월부터 '인천~구이양'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35개의 중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32개의 한중 노선을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13%, 19%씩이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정기편과 부정기편 운항 및 증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부터 10월까지 중국 16개 도시·21개 노선에서 부정기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천~웨이하이' 노선 운항 횟수도 늘렸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지난 상반기부터 각각 '부산~우시'와 '인천~윈저우' 노선 신규 취항을 시작했다.

이스타 항공도 중국 노선 확대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오는 29일부터 '제주~취앤저우' 정기편 노선을 취항한다. 또 연내에는 '양양~광저우·선양' 정기노선 취항도 검토 중에 있다.

문제는 중국 노선 수요의 많은 부분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노선의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LCC를 중심으로 지방공항 출발 노선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드 배치의 후폭풍이 LCC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가 간 외교 분쟁은 항공 수요가 감소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중국과 일본간 직접적으로 외교적 마찰이 있었던 2010년 10월부터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감소했던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중국인을 상대로 한 부정기선 매출 비중이 높은 LCC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