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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CEO & Issue focus] 래리 실버스타인 실버스타인프로퍼티 회장, 공장창고 임대로 부동산업 '첫발'

입력 2016-08-04 16:46:45 | 수정 2016-08-04 16:48:20 | 지면정보 2016-08-05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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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대형빌딩 인수 '승승장구'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재건 주도

미국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
대공황 직후 브루클린서 태어나 유대인 아버지와 함께 사업나서

고객 돈·은행대출로 프로젝트 성공
1970년대 후반 '큰손'으로 부상
금융시장 침체로 한때 위기 겪기도

쌍둥이 빌딩 계약 직후 '9·11테러'
아내와 약속한 덕분에 죽음 면해
그가 세운 '7번빌딩' 무너지자마자 곧바로 시스템 갖추고 '재건'나서

"탐욕스럽다" 주변서 손가락질
빌딩 재탄생하자 '악명' 사라져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2001년 9월11일, ‘쌍둥이 빌딩’이란 애칭이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가 알카에다의 비행기 테러에 무너져 내렸다. 2996명이 죽었고 6000명 이상이 다쳤으며 10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치가 날아갔다.

벌써 15년가량이 흘렀다. 지금 맨해튼을 방문하는 이들은 사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라운드 제로’라고 부르는 추모의 공간을 조성해둔 덕분이다. 세계무역센터도 거의 재건됐다. 세계무역센터는 쌍둥이 빌딩을 비롯해 이보다 작은 5개의 빌딩 등 총 7개의 빌딩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단지였다. 테러 당시 모두 무너진 이 자리에는 1, 2, 3, 4, 7이라는 이름의 5개 빌딩과 공연장 등이 새로 들어섰다.

재건을 주도한 사람은 부동산 개발업자인 래리 실버스타인 실버스타인프로퍼티 회장이다. 그는 예전 세계무역센터의 7번 빌딩을 세운 인물이다. 지금은 새로 조성 중인 전체 세계무역센터 부지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대공황 직후 브루클린서 태어난 유대인

실버스타인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 중 한 명이다(물론 누구도 도널드 트럼프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1931년 대공황 직후 혼란스런 시기에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인 그는 부친과 함께 부동산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이름은 자연스럽게 ‘실버스타인프로퍼티’로 지었다.

남부 맨해튼에 있는 오래된 섬유공장 창고를 임대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그는 1957년 기존 고객들에게서 조금씩 돈을 모으고 은행 대출을 받아 첫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1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작은 사업이었지만, 한 건을 성공시키자 다른 건이 들어오는 식으로 조금씩 입지를 넓혀갈 수 있었다. 그는 맨해튼 전문가였고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의 순환을 잘 예측했다.

그는 뉴욕 외에 다른 곳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지난 5월 프로퍼티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조달러의 자본금이 세계 각국에서 ‘안전한 투자처’인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며 “그 돈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이 뉴욕이고, 뉴욕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이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후반 그는 뉴욕 맨해튼 일대 대형 빌딩을 잇따라 사들이는 큰손으로 성장했다. 1980년 그는 세계무역센터 부지 북쪽에 있는 7번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권리를 따내 1987년 47층짜리 건물을 완공시켰다.

사실 순탄치는 않았다. 금융시장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공사를 시작하던 1984년 이 건물에 들어오겠다고 미리 손을 든 입주 희망업체는 아무 곳도 없었다. 1987년 완공됐을 때는 마침 주식시장이 크게 폭락한 때였다. 투자은행인 드렉설 버넘 램버트가 건물을 빌리겠다고 나서긴 했는데 계약서에 서명하기 불과 며칠 전에 법적 소송에 휘말려 일이 어그러졌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건물의 위치나 조건도 양호했고, 회사 재무상황도 건실하게 유지한 덕분이었다.

쌍둥이 빌딩 임대계약 직후 9·11 테러

그는 야망이 컸다. 뉴욕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의 한 건물이 아니라 복합시설 전체를 자신이 갖기를 원했다. 2000년 이 일대 부지를 관리하는 항만청이 복합시설에 대한 임대운영 계획을 밝히자 그는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다. 1년 후 시작된 입찰에서 그는 쌍둥이 빌딩으로 불리는 110층짜리 1, 2번 빌딩의 임대권한을 따냈다. 6월24일 계약서에 서명했다.

불과 석 달도 못 돼 9·11 테러가 발생했다. 당시 70세인 실버스타인은 운이 좋았다. 그는 늘 아침을 세계무역센터 북쪽 빌딩 107층의 ‘세계의 창문’이라는 식당에서 먹곤 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 그의 아내가 피부과 의사와 약속을 했다며 꼭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고 강권했다. 이 약속 덕분에 죽음을 피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세운 7번 빌딩은 처음엔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낮 12시께 그는 7번 빌딩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했다. 오후 5시, 빌딩은 무너져 내렸다. 그는 이때 “무너지는 것을 본 순간 ‘다시 세워’라는 말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곧바로 “내가 재건하겠다”고 나섰다. “새로운 빌딩에는 세계 최고의 공조 시스템, 최고의 안전 및 통신 설비를 갖출 것”이라며 구상을 구체화했다. 보험사에서 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고 희생자 시신도 다 못 찾은 상황이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더 크고 웅장한 새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구상이 이미 자리했다. 많은 이는 그를 ‘탐욕스럽다’고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탐욕’ 비난받았지만 지역활성화 공신

2002년 11월 세계무역센터 재건 작업이 시작됐다. 원래 1~7번 빌딩으로 구성된 이곳은 1~4번과 7번 등 5개 빌딩으로 구성이 달라졌다. 쌍둥이 빌딩(원래 1, 2번)이 있던 자리를 추모 연못 등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 가운데 7번 빌딩(52층)이 2006년 5월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뉴욕포스트지는 지난 5월 실버스타인에 대해 “그는 (테러 충격으로) 사회가 마비된 가운데 프로젝트를 맡았고, 주변에서는 그를 탐욕스럽다고 했지만 테러 후 10년 만에 7번 빌딩이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재탄생하자 그의 악명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썼다.

‘자유(freedom) 타워’라는 이름이 붙은 1번 빌딩은 2014년 완공됐다. 첨탑까지 포함해 높이 541.3m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다. 테러에 대비하려 고강도 내부자재를 쓰느라 공사비가 39억달러에 달했다. 2번(88층)과 3번(80층) 빌딩은 아직 짓는 중이고, 4번 빌딩(72층)은 2013년 11월 완공됐다. 이 과정에서 실버스타인이 높은 임대료를 매기려 해서 뉴욕시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올 6월23일, 그는 3번 빌딩의 기초를 올린 것을 기념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는 “3번 빌딩은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환기시키고 있다”며 “15년 만에 이 지역은 명백히 뉴욕에서 가장 신나고 생동감 넘치는 공동체가 됐다”고 말했다.

실버스타인 회장은 “주변 사람은 당신이 뭘 해야 하는지, 뭘 잘못하는지 말한다. 그러나 건물도, 돈도, 투자도 그들의 것이 아니다. 내 리스크고 내 자본이며 내 에너지다. 그러니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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