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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전 순익 1400억원 빼내 가전 보조금 뿌린다는 정부

입력 2016-08-03 17:35:36 | 수정 2016-08-04 00:23:02 | 지면정보 2016-08-04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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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대책도 없이 정책 내놓고 결국 국민이 낸 전기료로 메워

가전보조금 지급, 재원 대책도 없이 발표
기재부·산업부 '핑퐁'에 결국 한전 '덤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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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효율 가전제품에 인센티브를 주는 경기부양정책의 재원으로 한국전력의 이익금을 활용하기로 해 ‘주주 가치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전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에너지 효율 향상사업 명목으로 에너지관리공단에 1393억원을 출연하기로 의결했다. 에너지공단은 이 돈을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TV와 에어컨 등을 산 소비자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6월28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고효율 가전제품을 산 소비자에게 가격의 10%(최대 20만원)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전력업계에서는 정부가 상장회사인 한전의 이익금을 빼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이 영위하는 투자·사업과 무관한 영역에 이 정도 금액을 지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의 순이익 감소는 주당순이익과 주가수익비율 등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한전의 이익금에서 정책 재원을 떼어가는 것은 주주 가치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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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겠다는 정부의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정책은 6월 말 발표 직후부터 혼선을 거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30일 내놓은 세부 시행 방안에서 국내 전자업계 주력 제품인 40인치가 넘는 TV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실효성 논란을 일으켰다. 보조금 지원 대상 매장도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으로 국한했다가 반발이 일자 뒤늦게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매장으로 확대하기로 방침을 수정했다.

7월1일부터 바로 환급 신청이 시작됐지만 산업부는 7월 중순까지 환급에 드는 재원을 확정하지 못하는 촌극을 벌였다. 13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사업 재원 출처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도 “예산당국과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며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산업부가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 명목으로 한국전력에 약 1400억원에 달하는 부담을 지우기로 확정한 것은 지난달 22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에서 고효율 가전 보조금 사업이 제외된 무렵이었다.

고효율 가전 보조금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된 데는 기획재정부의 ‘막무가내식’ 정책 입안도 한몫했다. 기재부는 소비 활성화를 통한 경기 진작을 위해 올초부터 산업부와 정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재원을 무엇으로 할지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 추가경정예산에서 재원을 충당하겠다는 산업부의 생각과 달리 기재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당시부터 한국전력의 이익금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소요 재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뒤늦게라도 추경에 반영하는 방법을 검토했지만 결국 한전 자체 재원을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전의 이번 지출은 증시에 상장된 공기업이 정부 의지에 따라 10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사업영역과 무관한 곳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 요청에 따라 한전이 수조원을 투자 형태로 집행한 적은 있지만 회수가 불가능한 ‘생돈’을 쏟아부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미국 등 해외 전력회사도 고효율 가전제품에 환급 혜택을 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한전이 이 사업을 통해서 얻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이론상 주주들이 배임 등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외부 법률자문 결과 한전의 고유 목적과 부합해 법적 다툼에 휘말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오형주/이현진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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