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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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중국, 일본 등 근거리 노선에 주력해왔던 LCC는 중장거리 노선을 선점하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 12월에는 장거리 노선인 인천과 호주 케언즈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을 개설한다.

진에어는 인천~케언즈 노선에 총 393석 규모의 B777-200ER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1만2000여 석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노선은 오는 12월14일부터 2개월간 주 2회 스케줄로 시범 운항한 후 정기 취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LCC 중 최초로 장거리 노선인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신규 취항한 바 있다.

제주항공도 중거리 노선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제주항공은 인천~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인천~태국 푸껫 등 2개 중거리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은 코나키나발루행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한다. 인천~푸껫 노선은 부정기로 운항한 후 정기 노선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제주항공은 "연중 최대 수요가 몰리는 3분기에 좌석 공급을 늘리고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신규 노선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제주항공은 다국적 합종연횡을 통해 장거리 노선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LCC 8곳과 함께 항공동맹인 '밸류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동맹과 연계된 항공 상품을 판매한다. 여기에는 필리핀 세부퍼시픽과 태국 녹에어와 녹스쿠트, 싱가포르 스쿠트항공과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호주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바닐라에어가 속해 있다.

밸류 얼라이언스는 총 17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아시아·태평양과 호주지역 160개 도시에 운항하고 있다. 내년부터 각사의 홈페이지에서 예약시스템인 '에어블랙박스(Air Black Box)'로 각사의 노선과 운임 정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달 27일 이스타항공은 아시아·태평양 LCC 항공동맹인 '유플라이(U-Fly)'에 가입했다.
지난달 27일 이스타항공은 아시아·태평양 LCC 항공동맹인 '유플라이(U-Fly)'에 가입했다.
이스타항공도 항공동맹을 통한 노선 확보 경쟁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이스타항공은 세계 최초로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LCC 항공동맹인 '유플라이(U-Fly)'에 가입했다.

유플라이는 중국 대형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의 계열사인 홍콩익스프레스를 비롯해 럭키에어, 우루무치에어, 중국서부항공 등 홍콩과 중국에 거점을 둔 LCC의 동맹체다.

이스타항공은 유플라이에 합류하며 인터라인(노선을 연결해 묶어 판매하는 제휴)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유플라이가 보유한 95대의 항공기와 170여곳의 노선 공유로 다구간 여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LCC인 에어서울이 출범하는 등 LCC 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존의 중국, 일본과 동남아 등의 근거리 노선으로는 성장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 개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노선을 개설하기 어려운 경우 국내외 항공사들과의 항공동맹을 맺어 중장거리 노선망을 짜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