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3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슬로바키아·체코 등 유럽 내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영향으로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몽구 회장, 글로벌 시장환경 저성장…"유럽서 돌파구"
정 회장은 이번 주 유럽의 주요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형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양산품질 확보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유럽행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시장의 전략적 중요도가 한층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향후 예상되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교역조건 악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올 상반기 9.1%의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하반기엔 브렉시트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글로벌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5%대 증가한 약 167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진 대목만 봐도 유럽 시장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유럽에서 49만1000여 대를 판매해 12.3% 성장했다. 전체 시장 성장률(9.1%)보다 높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