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제공돼온 보조금을 폐지하고 이를 대출금으로 전환하는 제도가 1일(현지시간) 시행됐다.

그 동안 연 소득 하위 40%(세전 연 2만5000파운드·약 3700만원) 이하 가정의 대학생들은 1년에 3387파운드(약 500만 원)의 '생활지원금(maintenance grant)'을 받았다. 연 소득 4만6000파운드 이하 가정의 대학생들도 금액은 적지만 생활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1년 전 예고된 생활지원금 폐지가 이날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들 학생은 생 활지원금 대신 대출로 받아야 한다. 보조금에서 빚으로 바뀐 것이다. 이 대출은 기존 수업료 대출과 같은 조건으로 상환해야 한 다. 즉, 대학을 졸업하고서 연 소득이 2만1000파운드를 넘으면 대출을 갚기 시작해야 한다. 영국 전국대학생연합(NUS) 소라나 비에루 부대표는 이날 BBC 방송에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기본적으로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을 처벌하는 수치스러운 변화"라며 "이들이 배경이 좋은 학생들보다 더 많은 빚을 져야만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제도 변경은 이들을 "평생을 빚 인생" 신세로 내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 닉 힐먼 소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보조금 폐지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생이 손에 쥐는 돈은 예전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먼 소장은 "예전에는 약 7500파운드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약 8200파운드를 받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보수가 좋은 직장을 얻는다면 빚 전액을 갚아야만 할 것이다. 반면 과거에는 약 3000파운드 정도는 갚지 않아도 됐다"고 말했다.

폐지 계획을 마련한 당시 교육부 대학담당 차관인 조 존슨은 제도 변경은 가정 형편이 대학 교육의 장애물이 아니라는 것과 대학교육 재정이 공평하고 지속가능한방법으로 운영되는 것 사이에 균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