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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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요 기업 사이에서 ‘지속가능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은 단기 이윤 창출에 집중하던 과거의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 및 사회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을 말한다. 2000년대 들어 기업의 관심이 경제 이외 문제까지 확대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지속가능 경영의 중요성이 널리 퍼지면서 대기업 사이에 관련 지침이 필수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 꾸준히 내놓는 기업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은 매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소비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기업의 메시지를 투명하게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다. 보고서에는 기술 혁신이나 사업 경쟁력 확보를 통한 경제적 성과를 창출한 내용을 비롯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등 기후변화 대응, 협력업체 동반성장 활동 내용, 사회공헌 활동 등 지속가능 경영 노력과 성과를 담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발표한 ‘2016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서 지난해 165조469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사회에 분배했다고 밝혔다. 기업활동으로 창출된 경제적 가치를 구매, 인건비, 세금, 기부금을 통해 이해관계자와 직간접적으로 분배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가독성을 높이고 정보를 명확히 전달하겠다며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매거진’ 섹션과 ‘보고서’ 섹션으로 구분해 발간하고 있다. 지난 6월 발간한 ‘2016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와 택시기사 건강증진 프로젝트, 보행보조 착용로봇 개발 등 현대차의 공유가치 창출 활동을 특집 형태로 매거진 섹션에 담았다. 이 보고서는 잡지처럼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임직원 사회공헌 활동, 환경문제 해결 노력을 비중있게 다뤘다. 사회공헌 활동 참가 임직원 수가 2005년 2만7888명에서 지난해 9만3659명(중복 포함)으로 늘었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7년 전에 비해 지난해 35만3000t 감축했다고 소개했다.

SK(주)는 지난해 8월 통합 지주회사 출범 후 처음 ‘2016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 중 처음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ISSN)를 받고 정식 간행물로 출간했다. 포스코도 경제적 가치 성장, 친환경 경영 이행 현황, 지역사회 투자와 참여 등을 보고서로 내놨다.

올해부터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내기 시작한 기업도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창립 후 첫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은 “올해부터 매년 지속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할 것”이라며 “그룹 비전인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 필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공헌·동반성장에 적극 나서

대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활동은 보고서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슈퍼블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회적 약자가 되기 쉬운 장애인과 여성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게 회사 방침이다. 코오롱은 임직원으로 구성한 ‘코오롱 사회봉사단’을 앞세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초마다 저소득층 초·중학생을 위해 신학기 용품 키트를 구성해 전달하는 게 대표적이다.

효성은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동반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매월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및 책임자를 대상으로 경영, 생산 등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의 위탁 교육에 나서 연간 150개 업체 이상이 교육에 참가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장(사장)은 “효성의 글로벌 경쟁력은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노력해 이뤄낸 성과”라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술 지원,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 지원 등 효성이 할 수 있는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사업에 적극 나서는 곳도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충청남도,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충남 홍성군 죽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탈바꿈시켰다. 죽도는 면적 15만8640㎡에 31가구, 70여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으로 그동안 경유 발전에 의존해왔다. 여기에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무공해 융복합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를 설치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향후 실천 과제를 고민하는 국내 기업이 많아졌다”며 “지속가능 경영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계속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