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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하수 조사해 공업용수 확보…'산업화의 동맥' 기반 닦은 화공학자 안동혁

입력 2016-07-31 19:36:55 | 수정 2016-11-22 17:09:26 | 지면정보 2016-08-01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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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창의재단 공동기획
국민이 뽑은 과학자 (15) 화학공학자 안동혁

1937년부터 7년간 수질 조사
광복후 공업단지 선정에 밑거름
비누·고무제조법 연구 몰두

자금·에너지·비료 '3F 정책' 세워
6·25 이후 한국산업 재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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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안동혁 박사(1907~2004·사진)는 한국 중공업 발전의 기반을 닦은 화학공학자로 평가받는다. 일제강점기에 화학 연구와 공업용수 조사에서 많은 성과를 냈고, 광복 후에는 중앙공업연구소 소장으로서 산업기술 발전과 경제 재건에 힘썼다.

경기 고양에서 태어난 안 박사는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주판 없이도 암산으로 정확한 답을 가장 빨리 알아맞히곤 했다. 신중한 성격이었지만, 호기심이 유달리 강해 듣고 배운 것은 꼭 한 번씩 직접 해보는 습관이 있었다. ‘비누는 기름과 양잿물을 끓여서 만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재료를 구해 부엌 아궁이에 넣고 끓였다는 일화도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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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박사는 일본 규슈제국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했다. 귀국 후 모교인 경성고등공업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 중앙시험소 연구원으로 옮겼다. 여기서 비누 및 고무 제조법 등 응용화학 연구에 몰두했다. 그가 한 ‘공업용수 조사사업’은 한국 공업 발전의 토대가 됐다.

안 박사는 장차 공업화 과정에서 공업용수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1937년 시작해 1944년 마무리된 이 조사사업 덕분에 함경도에서 제주까지 전국 지하수 수질 및 수량, 지질 상태 등을 조사한 보고서가 탄생했다. 훗날 이 보고서는 중앙공업연구소(중앙시험소의 후신)가 다시 내면서 공업단지 건설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광복 후 그는 과학기술 토대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새로운 기술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경성공업전문학교와 중앙공업연구소에 새 전공을 설치하고 인력을 뽑았다. 그가 조직한 조선공업기술연맹과 산하 단체는 산업 재건에 커다란 기여를 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기술단체의 모체가 됐다.

안 박사는 6·25 전쟁을 겪으면서 피폐해진 한국 산업의 재건을 맡을 인물로 인정받아 1953년 상공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자금(fund), 에너지(force·fuel), 비료(fertilizer)로 대표되는 ‘3F 산업정책’을 내세웠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연료, 농업 생산에 사용할 비료, 그리고 산업 건설에 투입할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정책을 발판 삼아 전력, 비료와 더불어 판유리, 시멘트, 철강 등 주요 산업 기반이 조성되기 시작됐다. 이는 1960년대 이후 본격화한 경제개발의 기틀이 됐다.

그는 일찍부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에도 힘썼다. 1930년대 대중과학잡지인 ‘과학조선’ 간행에 기여했고, 광복 이후에도 ‘과학시대’라는 대중과학잡지를 냈다. 1958년 교수로 다시 돌아온 그는 학술원 부회장, 네 차례에 걸쳐 대한화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꾸준히 기여했다. 안 박사는 화학계의 선구자 역할을 했지만 평소 매우 겸손했다. 전민제 전 대한화학회 회장은 “일제강점기부터 과학기술의 대중적인 보급을 위해 큰 힘을 쏟고 한국 화학의 바탕을 다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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