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호텔 객실 20% 싸게 드립니다"
지난 27일 여름휴가에 들어간 김정혁 씨(35) 부부는 당일 오전 호텔 타임커머스 앱(응용프로그램)으로 특급호텔을 예약해 ‘도심 속 럭셔리 휴가’를 보냈다. 연중 최성수기인데도 1박당 정가 대비 20% 할인을 받아 25만원을 결제했다. 호텔 레스토랑은 30% 싼 5만원, 어린이 뮤지컬은 60% 저렴한 2만원에 관람했다. 김씨는 “당일 숙박 앱을 통해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식사, 공연까지 싸게 예약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호텔 타임커머스 인기

당일까지 예약이 되지 않은 객실을 초특가로 파는 ‘호텔 타임커머스(time commerce)’ 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체크인 시간이 임박할수록 할인 폭이 커지는 호텔 타임커머스 앱은 빈 객실을 팔고 싶은 호텔과 싼 요금으로 이용하려는 알뜰한 소비자의 욕구가 타협점을 찾은 덕분이다.

호텔 타임커머스 앱이 본격 등장한 2013년 7월 이후 시장 규모는 3년 만에 1000억원(거래액 기준)으로 커졌다. 주요 업체도 데일리호텔, 호텔타임, 세일투나잇, 체크인나우, 호텔나우 등 7개로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호텔 타임커머스 앱의 점유율은 지난 6월 35%에 달했다. 호텔을 예약할 때 10명 중 3~4명은 호텔 타임커머스 앱을 이용하는 셈. 같은 달 국내 호텔 타임커머스 앱의 순이용자 수는 100만명(안드로이드 앱 사용자 대상)이다. 2014년 4월 13만명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여덟 배 가까이 늘었다.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호텔 타임커머스 순이용자 수는 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앱 다운로드 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3년 7월 출범한 데일리호텔은 누적 앱 다운로드 수 100만건을 달성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100만건 달성 이후 약 1년 뒤인 지난 5월에는 앱 다운로드 수가 5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호텔타임 앱은 7월 말 현재 다운로드가 150만건에 달한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업체 매출도 급증세다. 호텔나우는 지난달 말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 체크인나우는 30% 각각 증가했다. 호텔 측의 당일 빈방 판매도 늘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은 지난 7월 말까지 호텔 타임커머스를 통해 판매한 객실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배나 증가했다.

◆기획여행 등 사업 영역 확대

호텔 타임커머스는 풍부한 이용자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호텔 타임커머스 업체인 세일투나잇은 자체 기획여행상품을 내놨다. 지난 6월 속초와 울산으로 떠나는 ‘포켓몬고’ 상품을 출시해 매진시켰다. 호텔나우는 지난 4월 중국어 모바일 앱을 열었다. 중국인 개별 여행객을 끌어들여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다.

숙박 정보 앱 ‘여기어때’와 호텔 타임커머스 ‘호텔타임’을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특급호텔뿐 아니라 중소형 숙박업소로 확장했다. 연내 서울 강남권에 ‘호텔 여기어때’ 프랜차이즈 1호점을 열 계획이다.

데일리호텔은 해외 호텔 예약 서비스도 개시해 대상 국가를 일본, 태국, 미국, 스위스 등 19개국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데일리고메’도 선보였다.

신인식 데일리호텔 대표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하루뿐인 오늘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용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