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9일 《메르스 백서》를 발간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종식된 지 1년여 만이다.

복지부는 당시의 메르스 대응 인력 245명과 현장 전문가 등 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했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메르스 사태 발생 전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대책본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유행 전 신종감염병 대응에 대한 준비가 충분했냐’고 묻자 59.8%가 ‘그렇지 않다’ 혹은 ‘매우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방역 최정점에 있는 중앙대책본부가 허둥대는 동안 일선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은 없는데 보고할 곳만 많다”는 아우성이 이어졌다. 지방자치단체는 의심환자와 확진환자를 찾아내는 데도 인력이 부족했지만 중앙정부는 매일 10여건이 넘는 보고서를 요구해 일손 부족을 부추겼다.

현장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점도 사태를 키웠다. 지난 5월 복지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중앙대책본부가 세워졌으나 대응체계는 미흡했다. 한 민간 전문가는 “질병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끌고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이 당시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