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식 대표 "남녀노소가 자동차 즐기는 문화 확산시킬 것"
“한국에도 자동차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내구레이스는 이런 자동차 문화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겁니다.”

국내 최초로 내구레이스를 열 계획인 전홍식 제이스컨설팅 대표(47·사진)는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본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내구레이스는 길어야 200~300㎞를 달리는 기존 자동차 경주와 달리 1000㎞ 이상을 달려야 하는 장거리 경주다. 일정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달린 레이싱카가 우승한다. 전 대표는 “한국에서도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삶에 즐거움을 주는 소재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내구레이스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새롭고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내년 4월20~22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국내 최초 내구레이스인 ‘레이스123’을 열 계획이다. 레이스123은 8~10시간 동안 경기장을 219바퀴(총 1230㎞) 도는 방식으로 열린다. 경주 시간이 최대 10시간에 달해 3~4명의 드라이버가 번갈아 탄다. 해외에선 24시간 동안 달리는 내구레이스로가 여럿 있다. 프랑스 ‘르망 24시’,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 미국 ‘데이토나 24시’ 등이 대표적인 내구레이스로 꼽힌다. 전 대표는 “경기 시간이 길어 해외 경기의 관람객은 경주와 함께 서킷 주변 시설을 마음껏 즐긴다”며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다양한 자동차 체험 시설을 이용하는 등 남녀노소 누구나 놀러오는 축제가 바로 내구레이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경희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뒤 자동차 경주에 매력을 느껴 이 분야로 진출해 드라이버와 엔지니어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 2001년 포뮬러 코리아 시리즈에서 챔피언에 올랐고, 2003~2010년 포뮬러 BMW 대회에 참가해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기서 쌓은 인맥으로 한국타이어의 레이싱타이어를 아시아, 중동 지역에 판매하는 딜러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스피드페스티벌과 같은 굵직한 모터스포츠 대회를 2014~2015년 2년간 국내에서 주최한 프로모터이기도 하다.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레이싱편 촬영 당시 말레이시아 세팡 서킷에서 행사 진행을 맡기도 했다.

전 대표는 “대회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3년 전부터 내구레이스 대회를 준비했다”며 “GT아시아와 일본 슈퍼다이큐 등 국제대회에서 뛰고 있는 20여개 팀이 레이스123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다른 팀도 대회에서 정한 규정을 충족하면 참가할 수 있다. 총 참가 규모는 60여대로 예상된다.

전 대표는 대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포뮬러원(F1) 등을 주최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국제대회 인증을 받았다. 상금 규모도 50만달러(약 5억7000만원)로 아시아 정상급이다. 대회 공식 타이어는 한국타이어다. 전 대표는 “이번 대회가 국내 모터스포츠산업 발전에 지렛대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