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1회 충전에 200㎞ '거뜬'…매끄럽고 민첩한 가속 매력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사진)을 타고 서울 여의도에서 고덕동까지 왕복 65㎞를 달렸다. 다른 전기차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역시 넉넉한 주행거리였다. 일반 내연기관 승용차와 비교하면 가속력과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로 국내 판매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길다. 측정 방식이 한국보다 다소 느슨한 유럽에선 280㎞ 인증을 받았다. 그 덕분에 다른 전기차들을 탈 때 느꼈던 불안감이 훨씬 덜했다.

차량에 처음 탑승해 보니 계기판에 주행 가능 거리가 180㎞로 표시돼 있었다. 33㎞가량의 편도 주행을 마친 뒤 주행 가능 거리는 158㎞. 22㎞만 줄어들었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무더운 날, 에어컨까지 계속 켜고 달렸는데도 배터리가 많이 소모되지 않았다.

연비에 해당하는 ㎾h(킬로와트시)당 주행거리는 8.3㎞가 나왔다. 배터리 용량이 28㎾h인 것을 감안하면 230㎞ 정도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운전대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 강도를 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운전하는 재미를 더했다. 회생제동은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 발생하는 마찰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회생제동 단계를 올리면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제동이 걸린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회생제동 단계를 올리면 배터리 감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전기차 특유의 가속 성능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고 출력은 120마력, 최대 토크는 30㎏·m다. 비슷한 크기의 아반떼 가솔린 모델이 132마력, 16.4㎏·m인 것에 비하면 출력은 다소 낮고 토크는 높다. 출력이 낮아 최고 속도는 느리지만 가속력은 좋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엔진 회전수(rpm)에 따라 토크가 변하는 것과 달리 전기차는 출발부터 최대 토크를 낸다. 이 때문에 출발부터 아주 매끄럽게 나아가고 가속 반응도 민첩하다.

강변도로를 달리면서 속도를 더욱 높여봤다. 시속 100㎞가 넘었는데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속도를 더 올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도 충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