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 차장(58·간부후보생 37기)이 28일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정권 말기에 적임자가 뽑혔다”는 반응이 많았다.

순경 출신인 이 청장 내정자는 모든 직급을 거친 첫 경찰청장으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듣는다. 한 경찰 간부는 “경찰 조직의 상하 간 화합이 중요한 시기에 적임자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의 부적절한 성관계 사건 등으로 강신명 경찰청장 임기 말기에 조직 안팎에서 비판이 심한 시기다.

전문 분야를 딱 짚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사부터 정보, 기획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치안감 때는 경찰청 외사국장과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냈고 2013년 12월부터 2014년 8월까지는 경남지방경찰청장을 맡았다. 또 다른 경찰은 “경험이 많고 조직 이해력이 높다”며 “15만여명 경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으로 일한 그는 “정권 말기를 함께할 경찰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경기 수원 출신인 이 내정자는 검정고시를 거쳤다. 학벌 지역 등의 세칭 ‘라인’이 없어 경찰 조직 특유의 ‘줄서기 문화’도 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내정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쫓아다니지 말고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라. 열심히 하다 보면 자리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하곤 했다.

이 내정자는 작년 말 인사에서 경찰의 오랜 관행인 ‘조정 정년’을 깨고 치안정감에 올랐다. 조정 정년은 공무원 정년(60세)과는 무관하게 경찰청장을 제외한 고위 경찰관은 연말 만 57세가 되면 스스로 물러나던 관행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선 이 내정자와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 허영범 보안국장 등이 승진·전보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15년 만에 관행이 깨졌다.

이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경찰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치안정감 6명에 대한 인사를 할 예정이다. 치안정감 내부에서 보직인사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일부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