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대사 릴레이 기고 (5)] 친기업 환경, 싱가포르 마이스 경쟁력의 비결
싱가포르는 세계가 알아주는 최고의 국제회의·컨벤션 도시다. 각종 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가 열린다. 마이스(MICE)라 불리는 이 분야에서 싱가포르는 수많은 상을 받았다. 국제회의연합(UIA)이 발표하는 최고 국제회의·컨벤션 도시에 8년 연속 뽑혔다. 국제회의컨벤션협회(ICCA)의 아시아태평양 최고 도시 지위도 13년 연속 유지했다.

마이스산업은 싱가포르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싱가포르는 2014년 한 해에만 1000여건의 회의와 행사를 열었다. 그해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이 1510만여명인데, 이 중 21%(320만명)가 마이스 방문객이었다. 마이스 활동 지출은 52억싱가포르달러로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한다.

무엇이 싱가포르를 마이스 중심지로 자리잡게 했을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활발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의 심장부’라는 전략적 입지를 빼놓을 수 없다. 국제 항공사 100여 곳이 싱가포르와 70개국 300여 도시를 연결한다. 40억 명의 인구가 7시간 비행 반경 안에 있다. 사업 목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싱가포르에 모이는 이유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공항으로 꼽히기도 한다.

다른 요인으로는 잘 갖춰진 사회기반시설과 친기업적인 정책이 바탕이 된 역동적인 경제 환경이 있다. 효율적이고 믿을 만한 교통·정보 인프라, 고급 기술을 보유한 인력과 다문화 노동력,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과 법규는 싱가포르의 자랑거리다. 싱가포르는 20개가 넘는 양국 간,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넓은 범위에 걸친 무역 네트워크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명백한 이득을 준다. 세계경제포럼과 세계은행은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경제 중 하나, 사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 중 하나로 평가했다. 싱가포르에 자리한 다국적기업과 국제기구는 7000개가 넘는다.

마이스 중심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목적과 요구를 충족하는 컨벤션센터와 전시장, 회의공간을 제공한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기업·단체는 세계 여러 지역의 정원을 구현한 ‘가든바이더베이’나 강을 테마로 만든 동물원 ‘리버사파리’,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 싱가포르국립미술관 등 어디든 고를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쇼핑, 오락, 숙소는 덤이다.

팀 유대감 향상 프로그램과 기업·단체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기에도 좋다. 예를 들면 유니버설스튜디오 싱가포르는 ‘보물찾기 팀 빌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아내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유대감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마이스산업을 적극 지원한다. 싱가포르관광청 산하 싱가포르 국제회의 담당국(SECB)이 마이스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SECB의 20개 국제 사무실 네트워크는 행사 자문이나 마이스 시설에 대한 정보를 행사 주관사와 기업, 협회에 제공한다.

싱가포르는 마이스 선두주자로서의 지위를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역동적인 세계 변화와 다른 국가와의 경쟁 속에서 소비자 요구를 이해하고 질 좋은 마이스 경험을 계속 제공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혁신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는 ‘MICE 2020 로드맵’을 마련했다. 방문객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연결된 도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마이스 체험, 싱가포르를 근거지로 하는 강력한 마이스 기업과 국제기구를 자국 내 유지 등의 목표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마이스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입 웨이 키앗 < 주한 싱가포르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