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폐 소녀, 그림으로 마음의 문 열다
파스텔 톤의 색이 겹겹이 칠해진 그림들이다. ‘인내’ ‘신비로운 해마 이야기’ 등의 제목이 붙었다. 따뜻하면서도 맑고 강렬하다. 마치 모네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의 화가는 누구일까. ‘리틀 모네’로 불리는 일곱 살 영국 소녀 아이리스 그레이스다. 아이리스는 두 살 때 자폐 판정을 받았다. 소통과 표현 능력이 거의 없었고 가족마저 거부했다. 그러던 아이리스가 우연히 그림을 그리면서 활짝 웃기 시작했다.

《아이리스》는 그림으로 침묵의 문을 열고 나온 아이리스의 이야기다. 사진가인 어머니가 고양이 툴라를 벗 삼아 맑고 평화로운 그림을 그려내는 아이리스의 천부적 재능과 딸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 등을 사진과 글을 통해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어머니는 “딸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게 하고, 그것을 주제로 소통하면서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며 “당신의 아이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아라벨라 카터 존슨 지음, 노혜숙 옮김, 엘리, 392쪽, 2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