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몽골 1호점이 정식 개장한 28일 몽골 소비자들이 이마트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 과자를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몽골 1호점이 정식 개장한 28일 몽골 소비자들이 이마트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 과자를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가인 수흐바트르에 28일 정식 개장한 이마트 몽골 1호점.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한 시간 만인 12시에 문을 닫았다. 평일임에도 3000명 가까운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고객 출입을 제한한 것이었다. 같은 이유로 이날 하루에만 6번이나 출입을 통제했다.

이호준 이마트 해외사업운영팀장은 “몽골에 대형마트가 처음 생겨 구경하고 물건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가 예상외로 많았다”며 “목표로 잡은 연간 매출을 50% 이상 초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물건을 산 소비자만 1만여명. 보통 3명 이상이 함께 와서 장을 보는 것을 감안하면 3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이마트 측은 추산했다.

○매출의 절반이 한국산 제품

오전부터 23개 계산대에 늘어선 줄 길이만 50m가 넘었다. 계산하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소비자 불만은 거의 없었다. 에레데네 오치르 씨(50)는 “가격이 다른 곳보다 20% 이상 싸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며 “집에서 20㎞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만 싸고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주말마다 이마트 몽골점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암흐 투야 씨(39)는 “다른 곳에서 쇼핑하려면 차를 밖에 세우고 와야 하는데 여긴 실내 주차장이 있어 장보기에 너무 편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몽골 소비자의 씀씀이는 예상보다 컸다. 1인당 평균 구매액은 6만투그릭(약 4만원)으로 한국(4만5000원)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마트가 진출한 베트남의 1인당 평균 구매액 대비 2.5배 수준이다.

김성영 이마트 신사업본부장(부사장)은 “베트남 국민은 오토바이로 움직이다 보니 하루 먹을 식품만 사가지만 몽골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다녀 1주일 이상 지낼 음식을 사간다”며 “필요한 물건을 사서 보관하는 유목 민족의 특성도 있어 몽골 사람이 베트남 국민보다 지갑을 잘 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산 제품에 호의적이었다. 이마트는 몽골점 매출의 33% 정도가 한국산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부분 개장을 한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전체 매출의 50%가 한국산이었다. 현지 조달을 하는 신선식품을 제외하면 한국산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프라이팬과 다리미 같은 생활용품 부문에선 90%가 한국 브랜드였다.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 판매장과 국내 음료 프랜차이즈인 망고식스가 이마트 몽골점에 함께 들어왔다”며 “한국 제품 비중을 더 늘려 수출 상사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점포 10개로 확대”

몽골 소비자는 한국식 쇼핑 문화를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마트 안에 서점과 식당, 놀이방까지 있어 쇼핑뿐 아니라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했다. 지맷 다와즈 씨(30)는 “카트가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좋았고 한국식으로 식품 매장을 돌며 시식을 하고 비닐이 아니라 박스 포장을 해보니 너무 편했다”며 웃었다.

정식 개장 첫날부터 인기몰이에 성공하자 이마트는 몽골 프랜차이즈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몽골 이마트는 몽골 최대 유통기업인 알타이그룹이 투자하고 이마트는 알타이그룹 측에 운영 컨설팅을 해주는 대가로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형태다. 몽골 인구가 300만명에 불과해 몽골에 3호점까지만 내려 했으나 10호점까지 내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바투식 바트볼드 알타이그룹 부회장은 “몽골 전체 인구의 절반인 150만명이 울란바토르에 살고 있어 대형마트 영업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며 “수년 내 몽골 이마트 점포 수를 5~10개로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3호점까지 대형마트 형태로 출점하고 그 이후엔 슈퍼마켓 형태로 개점해 몽골 전체 소비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