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복장부터 목소리 톤까지…TED에 담긴 발표 노하우
수백명의 청중을 울고 웃게 하는 사람. 처음에는 비판적이던 청중까지도 나중에는 기립박수를 치게 하는 사람. 감동적인 연설로 시대가 흘러도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남과 다른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 걸까.

크리스 앤더슨 TED 대표는 《테드 토크》에서 “연설에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소중한 생각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나’만의 특수성을 살리는 게 성공하는 연설을 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TED는 미국 새플링재단이 운영하는 세계적 명성의 릴레이 강연회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앨 고어 등 수많은 명사가 TED 초대를 받아 강연했다. 인터넷에서 강연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조회 수 10억회를 넘었다. 저자는 TED의 명강연 50개를 선정해 강연의 배경, 노하우, 기술을 분석해 이 책에 담았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강연에서 훌륭한 연설을 가능하게 해주는 만능 비법이란 없다. 그러나 평소 유용한 방법을 많이 알아놓으면 적당한 때 활용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청중이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연속해서 공개하는 강연이라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놀라운 내용이라도 “다음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라며 밋밋하게 강연한다면 청중은 지루하게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이전에 봤던 게 한 단계 발전된 형태로 나타난 것입니다”와 같이 말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지만 이런 방법이 보기보다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 도구 상자”라고 말한다.

저자는 △청중과 눈을 맞추며 약점은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고 △청중이 익숙하게 여기는 개념을 활용해 하나씩 차근차근 아이디어를 설명해야 하며 △연설의 시작보다 끝에서 더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시각자료와 대본을 준비하는 방법이나 옷 입는 방법 등 세부적인 것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저자는 “책의 시대 이전에는 논리와 문법, 수학, 기하학, 천문학, 음악과 함께 수사학이 교육의 중심이었는데 이는 오늘날의 프레젠테이션 기술과 같다”며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어디서나 연설을 볼 수 있게 돼) 이 고귀한 기술이 부활했다”고 설명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