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직원이 다음달 중순까지 19일간 장기 여름휴가를 간다. 1972년 창사 이후 가장 긴 여름휴가다. 하지만 직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쉬는 만큼 월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수주절벽’이라 일감이 없어 오래 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8일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에 따른 공식 휴무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15일까지 총 19일간을 집중 여름휴가 기간으로 정했다. 현대중공업 임직원은 매년 여름 가장 더운 시기 약 9일간 집중 휴가를 떠난다. 야외작업이 많은 업무 특성을 고려해서다. 올해도 공식 휴가기간은 다음달 1~5일, 8~11일 등 총 9일이지만 노조 창립기념일과 주말 사이에 낀 평일 이틀과 다음달 12일 등 3일은 연차를 신청하도록 해 휴가기간이 길어졌다. 다음달 15일 광복절 휴무까지 포함하면 총 19일간 쉬게 된다.

직원들 사이에선 “월급봉투가 얇아지기 때문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는 불만도 나온다. 휴가 기간에 대해선 임금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가 적극적으로 연차를 쓰라고 권장하는 것도 연차보상비를 줄이려는 속내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경영난에 따른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지난달부터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추진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