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2분기 실적 호조는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이 이끌었다. 사진은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 / 제공 LG전자
LG전자의 2분기 실적 호조는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이 이끌었다. 사진은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 / 제공 LG전자
[ 이진욱 기자 ] LG전자가 올해 2분기에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문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LG전자는 2분기에 5846억500만원의 영업이익(확정실적)을 거뒀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39.5%, 전 분기보다는 15.7% 증가한 것이다. 2014년 2분기(영업이익 6097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대 실적으로,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보다 소폭 늘었다. 2분기 매출액은 14조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6%, 전분기보다는 4.8%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 개선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무장한 생활가전과 TV가 주도했다. 생활가전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경신했다.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다만 스마트폰 부문은 G5의 판매 부진으로 15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은 4분기 연속 증가세다.

LG전자 관계자는 "전통적 강세를 보이는 TV와 생활가전 부문의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브랜드 이미지의 상승 효과가 전 제품군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역대 분기 최대 실적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전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H&A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002억원, 4337억원을 기록했다.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정수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와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원가경쟁력 개선 및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했다. 특히 전 분기(9.7%)에 이어 2분기 연속 9%대 영업이익률(9.2%)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의 수익성이 높은 것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배경도 있지만,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 호조에 따른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한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판매가 성수기에 들어선 것도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부에서는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TV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HE사업본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5.7% 증가했으나 중동, 아프리카 등 성장시장 경기침체 지속으로 전분기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및 원가경쟁력 개선으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최고 영업이익률(8.6%)을 동시에 달성했다.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본부의 4분기 연속 적자는 지난 3월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 제공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본부의 4분기 연속 적자는 지난 3월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 제공 LG전자
◆기대작 G5 부진…적자 1500억원대 넘어서

기대작 G5의 부진은 뼈아팠다.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의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마케팅 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늘었다. 업계에서는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를 1000억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1500억원대를 넘어섰다.

MC사업본부 매출액은 G5의 초기 공급차질로 초반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또 마케팅 비용 상승도 적자의 원인이 됐다.

G5는 스마트폰에 다른 기기를 부품처럼 끼워 카메라·오디오 등의 기능을 확장하는 '모듈폰' 개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G5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 보다 늦게 출시되고 초반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이 낮아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C 사업본부 역시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VC사업본부 매출액은 63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전 분기 대비 7.9% 증가했다. AVN(Audio Video Navigation),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주력거래선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그러나 전기차용 부품 및 인포테인먼트 기기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자원 투입 증가로 1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부문별 실적개선 쉽지 않아"...전사이익은 전년대비 개선

3분기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특히 가전은 가전 성수기 효과를 누리기 어려워 실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 시장은 에어컨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MC사업본부의 적자 역시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사들의 주력 제품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TV사업 역시 상반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3분기에 적자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 성장 및 전장 부품 시장의 고급화에 힘입어 자동차 부품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0%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투입 비용이 있어 흑자전환은 2018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OLED TV와 UHD TV 비중 확대, 프리미엄 생활가전 판매 호조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사 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