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2의 라인 '스노우'로 정했다…"소셜 비디오플랫폼 육성"
[ 박희진 기자 ] 네이버가 동영상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를 앞세워 '제2의 라인' 신화를 써내려 간다. 사업 독립성을 키우고 동영상 콘텐츠를 확충하면서 스노우의 성장엔진에 힘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28일 올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스노우의 사업 성과와 전략을 발표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아직 서비스 초기인 만큼 이용자 확보와 기능 추가에 집중하고 있다"며 "동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10~20대 이용자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만든 스노우는 동물 가면, 얼굴 바꾸기 등 다양한 필터를 이용해 1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앱이다. 촬영한 동영상은 등록된 사람들에게 메시지와 함께 전송할 수 있다.

네이버, 제2의 라인 '스노우'로 정했다…"소셜 비디오플랫폼 육성"
지난해 9월 출시된 이후 지난달 9개월 만에 40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월 사용자 수(MAU)는 2500만명을 뛰어넘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스노우를 단순한 동영상 채팅 앱이 아닌 '소셜 비디오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미디어 회사와 손잡고 스노우를 통해 새로운 동영상 콘텐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스노우의 사업 방향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카카오톡과 같은 국내 메신저들과의 경쟁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일본 내 라인과의 경쟁, 중국 내 차단 리스크 가능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점들에 대한 준비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네이버는 스노우를 독립 법인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음달 1일 캠프모바일을 인적 분할해 새로운 자회사 스노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분할 결정엔 스노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캠프모바일과는 차별화된 정체성과 사업 독립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분할 후 캠프모바일과 스노우는 각각 네이버의 100% 자회사가 된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해외 사업을 보면 스노우와 웹툰, 브이 등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제2, 제3의 라인과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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