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하면 최저임금을 현재 시간당 7.25달러(8232원)에서 10달러(1만1355원)로 인상하는 공약을 깜짝 제시했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샌더스가 내가 최저임금을 더 내리는 것을 원한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 발언이 공화당원답지 않지만 10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최저임금이 10달러 범주에 오래 남아있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을 어느 정도 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단위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샌더스 의원은 전날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연설에서 “트럼프는 주 정부가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을 7.25달러보다 더 낮출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틀째인 26일에도 ‘이메일 유출사건’의 후유증으로 행사장 안팎이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이날 행사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자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대의원 200여명이 행사장에서 집단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갤럽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354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클린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57%, 호감도는 3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비호감도 59%, 호감도 36%였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후보보다 비호감도가 낮고, 호감도가 높은 게 강점 중 하나였으나 1년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필라델피아=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