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 안성캠퍼스 나노측정과 최부희 학과장(왼쪽 두 번째)이 안진현(왼쪽부터), 소정, 유정 3남매에게 측정기기 사용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한국폴리텍대 안성캠퍼스 나노측정과 최부희 학과장(왼쪽 두 번째)이 안진현(왼쪽부터), 소정, 유정 3남매에게 측정기기 사용법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제공
한국폴리텍대 안성캠퍼스 나노측정과의 연평균 졸업 인원은 55~60명 수준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졸업시즌마다 이 학과에 채용을 의뢰하는 인원은 졸업자의 약 두 배인 평균 110~120명에 달한다. 이 학과 출신의 전문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27일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 있는 학과 사무실에서 만난 최부희 학과장은 “국내 대학 중 4년제와 전문대를 통틀어 정밀측정을 전문으로 하는 학과로는 유일하다”며 “기업에서 학생들을 ‘입도선매’하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나노측정은 생산된 제품이 규격에 맞는지 무게, 길이, 부피 등을 나노 단위까지 재는 것이다. 불량률을 낮추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폴리텍대 안성캠퍼스의 전신인 안성여자기능대학 시절인 1990년 개설돼 국내 측정 관련 학과 중 가장 오래됐는데, 실력도 우수하다는 게 산업계의 평가다. 올 2월 졸업생도 90% 취업에 성공했다. 김명희 학장은 “졸업생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오히려 기업을 골라가며 취업시킨다”고 말했다.

학과의 경쟁력은 엄격한 학사관리에서 나온다. 나노측정과 학생의 시간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업으로 꽉 차 있다. 수업 이후에는 실습과 야간수업이 이어진다.

이 같은 ‘밀착관리’는 실무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올 2월 졸업해 계측전문업체에서 근무 중인 박소영 씨(21)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업무 중 모르는 것이 생길 때 대학 시절 노트를 보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기술을 배울 수 있고 취업이 잘되기 때문에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은 친척, 지인들에게 입학을 권유할 정도다. 1학년 안진현 씨(23)는 지방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던 중 먼저 입학한 쌍둥이 여동생들의 권유로 폴리텍에서 동생들과 같이 공부하고 있다. 안씨는 “예전 학교 동기들이 취업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폴리텍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성=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