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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꽃피우는 기업문화재단] 찾아가는 공연에 예술교육 멘토까지…청소년·소외계층과 '문화 나눔' 앞장

입력 2016-07-27 18:01:01 | 수정 2016-07-28 01:17:24 | 지면정보 2016-07-28 A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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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끝> 문화사각지대 파고드는 '예술배달부'

벽산 '넥스트 클래식',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 인기
정몽구재단 'H 온드림 오디션', LG '나는 배우다' 등 눈길
CJ문화재단이 서울 다솜학교에서 운영하는 ‘튠업음악교실’ 발표회.기사 이미지 보기

CJ문화재단이 서울 다솜학교에서 운영하는 ‘튠업음악교실’ 발표회.


대학생 정지은 씨(21)는 오페라 애호가다. 좋아하는 작품의 음반을 즐겨 듣고, 주요 오페라 공연을 거의 빠뜨리지 않고 찾아본다.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정씨가 오페라에 빠지게 된 것은 서울 용화여고에 재학 중이던 2013년 4월 학교 강당에서 열린 오페라 ‘카르멘’ 공연을 보고 나서다. LG연암문화재단의 청소년 대상 무료 공연 프로젝트 ‘LG스쿨콘서트’에서 주최한 공연이었다. 그는 “공연을 관람한 뒤 막연히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여기던 오페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며 “청소년 시절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한 덕분에 문화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 시작한 LG스쿨콘서트는 지난해까지 다양한 예술단체와 협업해 전국 곳곳의 시민회관과 학교를 돌며 음악·연극·무용 공연을 올렸다. 다음달부터는 청소년 참여형 프로그램 ‘나는 배우다’(가칭)로 거듭난다. 서울과 수도권 대안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이 대상이다. 학생들은 극단 북새통과 함께 연극을 제작하고, 연기를 배워 연말 투어 공연 무대에 선다. LG연암문화재단 관계자는 “청소년기의 공연 참여 경험이 평생의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학생들은 완성된 공연으로 문화소외지역을 방문해 재능을 나누는 기회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문화재단들이 2000년대 들어 청소년 문화예술 교육과 지역 소외계층 문화 향유 기회 제공 등 ‘생활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전까지 예술 영재나 신진 작가, 유명 예술가 등 엘리트 지원에 주력하던 재단들의 활동 영역이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문화예술 지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LG스쿨콘서트와 같은 ‘찾아가는 공연’이다. 평소 공연을 즐길 기회가 많지 않은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수준 높은 공연을 체험할 기회를 준다. 벽산문화재단의 ‘넥스트 클래식’은 전국 중·고교를 찾아 클래식 공연을 한다. 지난달 30일에는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가 강원 횡성군 현천고를 찾았고, 오는 9월에는 ‘트리오 위드’가 강원 태백시 황지중에서 공연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은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가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를 찾아 음악 해설을 곁들인 연주를 들려준다. 지난달 경남 사천여중과 대구 동신초에서 열린 공연에는 금호영재 출신 리코더 연주자 염은초와 오르간 연주자 김유한이 함께했다.

‘나눔이 나눔을 낳는’ 사례도 있다. 재단의 지원을 받은 예술가들이 청소년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CJ문화재단은 다문화가정 2세를 위한 대안학교인 서울 다솜학교에서 음악교실을 운영한다. 재단의 음악가 지원사업 ‘튠업’에 선정된 인디음악가들이 피아노와 기타 등을 가르치며 문화 정체성 고민을 겪는 청소년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태광그룹의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재단 예체능분야 장학생들이 그룹홈(공동생활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국악, 발레, 성악, 미술, 동요 등을 가르치는 ‘따뜻한 빛 예술교실’을 운영한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지난달 주최한 청년 창업지원 프로젝트 ‘H 온드림 오디션’.기사 이미지 보기

현대차정몽구재단이 지난달 주최한 청년 창업지원 프로젝트 ‘H 온드림 오디션’.

제도권 혜택을 받기 어려운 문화예술 분야 청년들의 사회적 기업 창업을 지원해 생활 문화가 곳곳에서 뿌리 내리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의 ‘H 온드림 오디션·펠로 인큐베이팅’이다. 매년 30개 팀을 선발해 팀별로 최대 1억원의 지원금과 함께 창업 교육과 컨설팅, 선배 기업가들의 멘토링 등을 지원한다. 올해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문 예술가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예술 상품을 개발하는 ‘스페셜 아트’와 생애주기별 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 ‘소울마켓 인 대구 춤판’ 등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유영학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은 “뛰어난 아이디어나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자생력을 갖춘 문화예술기업을 창업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며 “인큐베이팅이 끝난 뒤에도 해당 분야에서 자생력을 갖추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인재 키우는 '진로 도우미' 역할 톡톡

기업문화재단들은 문화예술 꿈나무를 창의 인재로 키우는 진로 도우미 역할도 하고 있다. 문화예술 현장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체험 교육과 강연, 멘토링 등을 통해서다.

금호아시아나재단은 고교생을 대상으로 ‘원데이 비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하루 동안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의 기획자 역할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연 실무진의 준비 회의 참관부터 공연 후 무대 뒷정리까지 직접 보고 참여할 수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은 LG아트센터의 공연 기획자, 무대감독 등 공연 실무 담당자들이 학교를 방문하는 ‘찾아가는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은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함께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도울 예정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지난해부터 ‘청소년공감콘서트 온드림스쿨’을 열고 있다. 농어촌지역 중·고교생들이 평소 만나기 어려운 분야별 명사들을 초청해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듣는 강연이다. 시인 김용택, 방송인 전현무, 방송 프로듀서 강봉규 등이 강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지난 6월 전북 부안에서 열린 강연에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김주윤 닷(dot) 대표 등이 함께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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