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항이 물동량 감소로 경쟁항만인 인천항과 격차가 벌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27일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컨테이너 처리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감소한 116만3000TEU로 집계됐다. 세계경기 침체여파에 따른 환적화물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지난해 상반기 7만TEU였던 환적화물 처리량은 올 상반기 3만5000TEU로 반토막이 났다. 더욱이 글로벌 선사들의 선대 운영 합리화 바람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어 당분간 물량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컨테이너물량도 철강 수요 감소로 작년 동기에 비해 2.4%가 감소했다. 철강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유연탄 수입량은 각각 1645만3000t, 1101만8000t으로 작년 상반기 처리물량 1950만7000t, 1295만5000t에 비해 15.7%, 15.0% 줄었다. 철제 수출은 634만2000t에서 405만5000t으로 36,1%나 급감했다.

반면 인천항은 물동량 처리실적이 작년 상반기 대비 8.2% 증가한 123만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국 물동량이 집중되고 있으며 베트남 등의 동남아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광양항의 올 화물처리목표치는 250만TEU. 지난해 인천항에 국내 2위항만 자리를 내준 뒤 재탈환을 위해 내건 수치다. 하지만 상반기에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적으로 올해 화물처리 목표달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여수광양항만공사는 8월부터 석달간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부두 운영사, 선사와 수시로 만나 매달 확인하던 물동량 흐름을 매일 점검하고 인센티브제도 개선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북과 충청권의 화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화물유치 마케팅을 강화하고 글로벌 선사에 대한 환적화물 유치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송정익 여수광양항만공사 마케팅팀장은 “환적화물에 비해 수출입화물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수출물량이 8월부터 연말까지 증가예상 등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박 입출항도 지난해 주당 87항차에서 올해 92항차로 늘어난 데 이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선사의 미주노선 개설 검토 등의 호재도 있어 하반기에는 분위기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양=최성국 기자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