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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모바일] 로봇이 돈 굴리고, 앱 터치해 대출 받고…인터넷은행발 금융서비스 '빅뱅'

입력 2016-07-27 16:52:47 | 수정 2016-07-27 16:52:47 | 지면정보 2016-07-28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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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뱅크·카카오뱅크 하반기 서비스

다양한 핀테크 선보여
카톡 플랫폼·편의점 등 기반
은행 점포 없이 금융서비스

음원 쿠폰·통신 데이터…
예금이자도 다양하게 지급

시중은행들'긴장 모드'
모바일뱅킹 서비스 등 강화
은행권에 '메기 효과'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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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A씨는 한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의 스마트폰에 모바일 뱅킹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했다. 그 뒤부터 A씨는 은행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송금과 결제는 물론 예·적금 상품 가입 등이 모두 스마트폰에서 이뤄진다.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A씨는 예금 이자 중 일부를 한 음원 제공 사이트에서 쿠폰으로 지급받는다. 사업 운영 자금을 빌릴 때도 과거 몇 번 대부업체를 이용했던 이력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몇 가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했더니 연 8% 금리에 선뜻 돈을 내줬다.

올 하반기부터 이 같은 금융 서비스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본인가를 거쳐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은 전통적인 은행 영역을 파괴하는 새로운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로 승부해 금융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로 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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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 점포가 없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는 회원 38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KT는 전국 1만여곳의 편의점(GS25)을 영업 기반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예금 이자도 현금뿐만 아니라 음원 쿠폰, 게임 머니, 통신 데이터, 쇼핑몰 포인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KT는 이를 위해 계열사나 주주사 등을 통한 다양한 제휴처를 확보할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세우고 있는 또 다른 핵심 서비스는 중금리 대출이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4~6등급 신용자에게 다양한 빅데이터 중금리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세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한 덕분이다. 기존 저축은행 등에서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이용하던 사람 가운데 부실 가능성이 낮은 대상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또 ‘금융봇’ ‘오토 프라이빗뱅킹(PB)’이라는 이름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 관리(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최소 1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상류층을 대상으로 했던 PB 서비스가 일반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는 24시간 고객의 금융 상태를 자동 점검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기존 은행권에 ‘메기효과’ 기대

메기효과란 미꾸라지를 넣어둔 수조에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면 긴장한 미꾸라지들이 장시간 운반 과정에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국내 대표 ICT 회사인 KT와 카카오가 은행업에 진출하면서 일반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서비스 혁신에 나선 것과 일맥상통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이후 시중은행 자체적으로 모바일 뱅킹 부문을 강화하는 등 건전한 경쟁과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위비뱅크(우리은행) 써니뱅크(신한은행) 리브(국민은행) 아이원뱅크(기업은행) 썸뱅크(부산은행) 올원뱅크(농협은행) 등 모바일 전문 뱅킹 서비스를 앞다퉈 내놨다.

이들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전만 해도 좁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 구조조정과 은행 간 인수합병(M&A)으로 은행 수는 26개에서 12개로 급감했다. 시장 참여자가 줄어든 만큼 경쟁력은 서서히 약화됐다는 평가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금융시장 성숙도는 87위에 그쳤고 대출 접근성과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은 각각 119위, 99위에 머물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본인가가 마무리되면 1992년 이후 24년 만에 신규 은행이 등장한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빼앗으려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지키려는 시중은행 간 피를 말리는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산 분리’ 규제 완화도 변수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은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한 ‘은산 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한 일반 기업이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50%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이 은행을 ‘사금고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주주 지시에 따라 계열사 등에 부당 지원을 하는 등 과거 일부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불거졌던 사례들이 은산 분리 완화로 재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IT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기존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모회사의 역량과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려면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해 대주주의 투자와 혁신 의지를 높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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