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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조선업계] 채권은행 여신 회수·RG 거절 확산…삐걱대는 조선 구조조정

입력 2016-07-26 17:32:58 | 수정 2016-07-27 02:52:36 | 지면정보 2016-07-27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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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기업 여신까지 회수
농협 "삼성중공업 대출 갚아라"…타은행들도 가세 가능성 커

현대중공업 9억弗 수주 놓치나
내달 말까지 계약해야 하는데 은행 보증 안해줘 발 동동

금융당국 설득 나섰지만
"정상기업 지원 요청했지만 은행들 꿈쩍도 안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9일 신한·우리·KEB하나·국민·농협은행 등 8개 은행장을 불러 조선업체 여신을 조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막대한 부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그렇다고 해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은 조(兆)단위 자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출 만기 연장, 선수금 환급보증(RG) 등을 차질없이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조선업계는 여전히 ‘돈줄’이 막혀 있다고 하소연한다. 은행들이 ‘조선’과 관련한 기업들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는커녕 기존 여신을 회수하려 든다는 불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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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조선업계

정부는 지난 4월26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에 향후 ‘수주절벽’에 대비해 자구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때를 시작으로 은행들은 조선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당시 은행들은 “조선 3사가 낸 자구계획안을 주채권은행이 승인하면 그때부터 자금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조선 3사가 자구계획안을 승인받은 후에도 은행권 자금 지원은 재개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이 대표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계획안을 승인받았다. 이후 삼성중공업은 각 채권은행에 1년짜리 단기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은행들은 추가 연장을 꺼렸다. 정상기업 여신은 동일한 만기로 연장해주는 게 보통인데, 국민·신한·산업은행 등은 자구안 이행 여부를 봐가면서 3개월만 만기를 연장해줬다.

특히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기존 1년짜리 대출 만기를 3개월간 연장해주면서 특약조건까지 내걸었다. △새 만기 시점에 다른 은행에서 대출 회수를 하거나 △농협은행의 상환 요청이 있으면 즉시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농협은행은 만기 연장 없이 즉시 회수하려 했으나 금융당국이 나서 설득한 끝에 이 같은 조건부 만기 연장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사정도 비슷하다. 올 들어 계속된 수주 가뭄 속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신규 선박 수주 계약을 속속 따내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RG 발급을 꺼리는 상황이다.

문제는 다음달 말까지 예정된 10척의 선박 수주 계약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필리핀, 유럽 등의 발주사와 10척의 선박 수주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계약 가격만 총 9억1800만달러다. 이 가운데 2억5000만달러 상당의 RG를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시중은행 중 RG를 발급해주겠다는 곳은 없는 상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RG 발급이 무산되면 계약 취소는 물론 향후 신규 수주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 요청에도 은행들 요지부동

금융당국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각 은행에 ‘정상기업에 대한 여신은 차질없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달에는 금감원 실무자들이 개별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에게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요청에도 은행들은 꿈쩍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 가능성이 있는 업종에 무작정 자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은행도 건전성 악화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 구조조정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은행들이 기존 여신을 유지해줘야 기업들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 정상기업도 부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자금 지원 논란 이후은행들이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있다”며 “금융위나 금감원도 은행들을 움직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태명/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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