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려면 기업가형 국가 세워야"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은 “선진국 문턱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가형 국가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26일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무역협회와 능률협회가 제주 신라호텔에서 함께 연 ‘2016년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 특별세션에서 ‘기업가형 국가의 실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던 기존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딪히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소홀해 주력 산업이던 조선·해운업이 구조조정에 내몰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이어 “드론(무인항공기) 및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주도권이 중국에 넘어가려 하는 상황에서도 만족할 만한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한국 경제에 위기를 불러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인식의 결여’를 꼽았다. 국민 대다수가 위기구조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경제 위기의 본질은 기업이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데 있다”며 “지금까지 불거진 성장, 고용, 복지, 분배 등 문제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기업 경쟁력과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야 한다”며 “시장에 대한 인식 재정립을 바탕으로 ‘기업에 좋은 것이 나라에 좋고 나라에 좋은 것이 기업에 좋다’는 명제가 성립하는 기업가형 국가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업 경쟁력을 보장해주는 시스템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찾아야 하는데 한국 경제 운영 시스템은 이런 방향에 역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뒤이은 토론에서는 최성호 경기대 교수와 김기찬 세계중소기업협의회 회장, 김진석 후스타일 대표가 참여해 기업가형 국가의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초경쟁·뉴노멀 시대, 대한민국! 위기와 기회의 공존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이어지는 이번 세미나에는 한준호 삼천리 회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경제계 인사를 포함해 620여명이 참석한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