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새벽 산책은 사색의 시간…"나만의 관점 갖게 하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은 18년 전 한게임을 창업해 온라인 게임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2010년에는 카카오톡을 선보여 모바일 시대에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 카카오톡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기존 산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는 항상 ‘관점의 차이가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같은 사물, 똑같은 현상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다 보면 다른 아이디어가 나오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장은 “관점의 차이가 결국 인생을 바꾸고 수많은 결정을 바꾼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생각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그런데 점점 생각을 깊이 하기가 쉽지 않아서 나름대로 방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사색’과 ‘규칙적인 아침 생활’을 꼽았다. ‘새벽 산책’과 ‘장시간의 샤워’는 그에게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주는 사색의 시간이자 복잡한 마음을 추슬러주는 힐링의 시간이기도 하다.

김 의장의 일과는 장시간의 산책과 함께 시작한다. 2000년대 후반 NHN을 나와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하고, 미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갖게 된 ‘좋은 습관’이다.

그는 보통 오전 5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이다. 이후 최소 1시간에서 2시간에 걸쳐 산책한다. 산책을 하면서 중요한 의사 결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아이디어나 새롭게 할 만한 일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2시간 동안 오로지 생각과 사색, 계획과 결단에만 시간을 쏟는다”며 “나에게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산책을 마친 뒤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샤워를 한다. 샤워하는 시간으로는 제법 긴 시간이다.

산책과 샤워를 한 뒤 그는 신문 등 뉴스를 30분 정도 정독한다. 오늘의 중요한 뉴스가 뭔지, 외신 등을 직접 살펴보기도 한다. 뉴스를 보고 난 뒤 1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그의 책 읽는 방식은 좀 색다르다. 책에 따라 책 읽는 방식을 달리하는 게 그의 독서 법칙이다. ‘모든 책을 다 정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야 하지만 어떤 책은 제목과 중요한 문구만 뽑아서 보는 게 나을 때도 있다”며 “서론과 결론만 읽는 게 좋을 때도 있고 앞에서부터 특정 부분까지만 정독하고 나머지는 간단하게 메모만 남기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