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창사 후 최대실적…조석래 선견지명 통했다
효성이 2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섬유와 산업자재, 중공업, 화학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이익을 낸 결과로 풀이된다. 호황기 때 불황기를 대비한 조석래 회장(사진)의 ‘준비 경영’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은 올 2분기 매출 3조823억원, 영업이익 331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은 것은 1966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29.8%, 지난 1분기보다 48.9% 증가했다.

상반기 흑자 규모는 5533억원이다.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며, 5000억원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효성 관계자는 “섬유부문과 산업자재부문, 중공업부문, 화학부문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낸 결과”라며 “과거에는 섬유부문에서 이익의 절반 이상이 나왔지만 점점 다른 부문 이익이 늘어 섬유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부문 영업이익은 전체의 약 28%다. 2014년 60%, 지난해 45%와 비교하면 섬유부문 의존도가 크게 줄었다.

효성, 창사 후 최대실적…조석래 선견지명 통했다
섬유부문에서는 9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1분기(870억원)보다 약 6.3% 늘어난 규모다.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다. 효성의 스판덱스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대로 알려졌다. 고기능 섬유원사인 스판덱스는 대표적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베트남과 중국, 터키 등 해외 생산법인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효성은 2007년 9억9000만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는 등 세계 34개국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조 회장이 불황에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베트남 법인 등 해외법인 설립을 결정했다”며 “해외법인 대부분이 이익을 내고 있어 효성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산업자재부문은 736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444억원) 및 지난해 2분기(335억원)와 비교하면 이익 규모가 약 두 배가 됐다. 타이어코드와 에어백용 원사 등 주요 제품 판매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회복하면서 자동차용 자재부문 판매량이 늘었다”며 “타이어코드 등 주력 상품은 세계시장 점유율 45%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공업부문은 84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변압기나 친환경 에너지 저장장치 등을 생산하는 중공업 부문은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학부문은 3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290억원)보다 36.9%, 전기(167억원)보다 137.7% 늘었다. 저유가 기조로 원가를 절감한 효과다.

효성 관계자는 “경영 전반을 꼼꼼하게 챙기는 조 회장의 경영 방식이 불황 때 사상 최대 이익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