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가 지난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은 작년 엔젤투자 규모(소득공제 신청 기준)가 1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7% 증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엔젤투자가 연 1000억원을 넘어서기는 2003년 이후 12년 만이다.

엔젤투자자들이 돈을 모아 함께 투자하는 개인투자조합수의 숫자와 결성액은 지난해 각각 89개와 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61.8%와 9.8%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조합수 137개, 결성액 544억원을 기록해 증가 추세가 더 가팔라졌다.

엔젤투자가 이처럼 늘고 있는 것은 소득공제가 확대되는 등 투자 여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20%에 불과했던 소득공제 비율은 현재 1500만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100%, 그 이상은 50%에 달한다. 5000만원을 초과하면 30%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엔젤투자 전체 건수의 42.8%가 투자금액 1000만~5000만원에 몰려 있었다. 50~100%의 소득공제를 받을수 있는 구간이다.

엔젤투자자가 투자한 만큼 매칭해서 모태펀드가 투자하는 ‘엔젤매칭펀드’가 도입된 것도 컸다. 지난해 매칭펀드 신규 투자액은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3% 늘었다. 또 투자를 받으면 바로 벤처 확인을 받을수 있는 ‘전문엔젤’ 도입, 엔젤투자 주식만 전문으로 매입하는 ‘엔젤 전용 세컨더리 펀드’ 조성 등도 엔젤투자 여건을 좋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용순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엔젤투자를 받으면 창업 기업의 신뢰성이 높아져 벤처캐피털의 후속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며 “창업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