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 환자의 요독을 없애는 데 기존 혈액투석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지만 건강보험 재정 여건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는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석균 대한혈액투석여과연구회 회장(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최근 열린 ‘온라인 혈액투석여과’ 출판기념회에서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장점이 밝혀지면서 유럽에서는 신부전 환자의 20% 정도가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서 이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은 8.65%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구회는 이 치료 활성화를 위해 치료 교과서인 ‘온라인 혈액투석여과’를 출간했다.

만성 신부전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됐거나 신장 기능이 계속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정상 신장에 비해 신장 기능이 15% 이하로 줄어든 환자가 선택하는 치료가 혈액투석 치료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속 수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인, 포타슘, 요산 등의 요독물질이 혈액에 쌓일 수 있다. 혈액투석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제거하는 치료다.

현재 이뤄지는 혈액투석은 분자량이 적은 물질만 제거해 분자량이 큰 요독물질은 몸속에 그대로 남을 수 있다. 혈액투석여과는 필터의 구멍이 크고 기존 투석과 다른 요독 제거 방식을 사용해 분자량이 큰 중분자 요독물질도 잘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국내 대형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혈액투석여과 치료기를 갖춘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혈액투석여과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는 전체 투석 환자의 2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 중 절반이 안 되는 8.65% 정도만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는 것은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혈액투석여과 치료는 기존 혈액투석 치료보다 1회 1만5000원 정도 비용이 더 든다. 김 교수는 “혈액투석여과 치료도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해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