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가 ‘기업의 무책임을 막고 자본주의를 개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최근 파산한 백화점 BHS의 전 소유주 필립 그린 회장이 BHS에서 이익만 가져가고 막대한 부채만 남긴 채 파산에 이르게 했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근로자이사제 도입, 경영진 보수지급안에 대한 주주총회 표결의 구속력 부여 등을 약속했다. 근로자이사제는 기업 이사회에 대표성을 지닌 근로자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사회를 견제할 사외이사제가 있지만, 사외이사 역시 사회적 배경이 비슷한 사람이나 업계 내부 인사로 채워지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현재 주주들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보수지급안에 대한 표결을 벌이지만 이는 구속력이 없다. 메이 총리는 이 표결 결과에 구속력을 부여해 경영진의 터무니없는 고액 연봉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영국에서는 파산한 BHS의 퇴직연금 부족분이 5억7100만파운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 소유주 그린 회장에 대한 ‘먹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의회 상임위원회인 기업·고용·연금위원회가 내놓은 조사 보고서는 그린 전 회장을 비롯해 소수가 BHS로부터 상당 규모의 자금을 가로채면서 BHS를 나락으로 빠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들은 그린 전 회장의 경영 행태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자본주의의 얼굴’이라고 질타했다. 그린 전 회장은 지난 6월 의회 상임위에 출석해 지난 15년간 BHS에 8억파운드를 투자해 경영상황을 호전시키려 노력했다고 항변했다.

그린 전 회장은 지난해 BHS를 1파운드에 투자회사인 도미니크 채펠에 매각했고, 이 투자회사는 1년 만에 BHS 파산 신청을 냈다. 현재 BHS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