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혜원 신윤복의'주유청강'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이 그림은 양반 세 명이 기녀들과 뱃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잡아낸 걸작이다. 하늘은 파랗게 물들고 강바람은 시원해 인생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분위기다. 물에 손을 담근 기생을 야릇한 눈으로 바라보는 남성, 기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담뱃대를 물려주는 사람, 뒷짐을 지고 상념에 잠긴 사내, 열심히 노를 젓는 사공의 모습을 마치 이야기하듯 그려냈다. 젊은 사내의 피리(젓대) 소리와 기생의 생황 소리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에 녹아들며 흥을 돋운다. 남녀의 옷맵시 역시 매우 섬세하게 표현돼 있어 당시 상류사회의 패션을 읽을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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