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스윙 따라잡기 (13)] 척추각 변화없이 스윙 한번에 비거리 늘린 비결은 '눌러치기'
‘스마트 골퍼’ 이승현(25·NH투자증권·사진)의 최대 강점은 군더더기 없는 스윙이다. 팬들은 그의 스윙에 대해 “물 흐르듯 쉽게 스윙하는데도 거리와 정확도가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지난 24일 그에게 통산 4승째를 안겨준 문영퀸즈파크챔피언십에서 그 장점을 그대로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승현표’ 스윙의 가장 큰 특징은 척추각 유지다. 테이크어웨이, 백스윙, 다운스윙, 폴로스루, 피니시까지 어드레스한 척추각의 변화가 거의 없다. 이승현은 “모든 스윙 전체를 한 번에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체 회전을 거의 제자리에서 한다. 머리와 몸통을 오른쪽으로 살짝 이동하는 스웨이 동작이 그에겐 없다. 체중 이동은 왼발을 디뎌주기만 할 뿐이다.

이런 스윙에 거리까지 보태지면서 ‘금상첨화’가 됐다. “두 달 전 어느날 스윙을 하는데 갑자기 드라이버가 평균 15m 늘어 깜짝 놀랐다”는 게 이승현의 설명이다. 스윙 크기는 오히려 이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였다.

몸을 크게 쓰지 않고도 비거리를 늘린 비결은 ‘눌러치기’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임팩트 순간에 공을 걷어올리는 듯한 느낌으로 쳤는데 최근엔 공을 바닥에 박는 듯한 느낌으로 친다”고 했다. 임팩트 직전에 손등을 하늘로 향하던 것을 지면으로 향하게 한 뒤부터 스윙 스피드가 시속 3~4마일 정도 늘기 시작했다는 것. 공이 낮은 각도로 날아가는 덕에 체공 시간도 길어졌다. 그는 “비거리가 늘면서 하이브리드로 치던 거리를 아이언으로 대체할 수 있었고 세컨드 온 확률이 높아져 골프가 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34.14야드(77위)이던 드라이브 비거리가 246.69야드(41위)로 늘었고, 그린 적중률도 71.00%(32위)에서 72.22%(23위)로 부쩍 좋아졌다.

이승현 프로의 스윙 코치인 조민준 프로는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건 손의 힘이 아니라 클럽헤드가 따라오는 것을 기다려주는 왼발 축의 힘”이라고 말했다. 백스윙을 크게 하거나 좌우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으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 그는 “손과 팔에는 힘을 빼고 왼쪽 다리와 엉덩이의 힘을 키우는 게 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데 더 좋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