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케인 상원의원(58·버지니아)을 지명하면서 오는 11월8일 대선에 나설 민주·공화 양당의 본선 후보 대진표가 완성됐다.
힐러리의 선택은 케인…"백인 남성 표 뺏어 와라"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지난 22일 지지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팀 케인을 러닝메이트(부통령)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두 사람은 23일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열린 유세에 함께 참석했다.

케인 의원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1998년 버지니아 주도(州都) 리치먼드 시장을 시작으로 부지사(2002년), 주지사(2005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2009년)을 거쳤다. 2013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을 지내고 있는 20년 경력의 중견 정치인이다.

낙태 제한과 자유무역협정(FTA) 및 건강보험개혁 지지, 미 대형 은행의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당내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자유 무역주의자로, 지난해 미국 의회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미 행정부에 신속협상권을 부여하는 법안(TPA)을 처리할 때 찬성표를 던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의 케인 부통령 지명과 관련, “트럼프를 지지하는 저소득 백인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케인 의원은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계 부모를 둔 노동자 가정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미국 백인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스페인어에 능숙해 히스패닉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 미 대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버지니아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케인 의원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여러 공통점이 있다. 풍부한 행정·정치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변호사 출신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아들이 미 해병으로 복무 중이라는 점도 펜스와 비슷하다. 둘 다 FTA를 지지한다는 것도 같다.

트럼프 선거캠프 참모인 제이슨 밀러는 22일 “케인은 공직에서 일하는 동안 수십만달러어치의 공짜 물품을 받았다”며 “이 중 16만달러 이상은 공짜 여행과 옷 티켓 등”이라고 공세를 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