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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미국 증시 거품 논쟁…'서머랠리' vs '제2 블랙먼데이'

입력 2016-07-24 18:05:47 | 수정 2016-07-25 01:07:11 | 지면정보 2016-07-25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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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거품 논쟁 2012년 이후 지속
경기·실적·유동성 충족, 추가 상승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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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가 열린다. 때맞춰 1주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다우존스지수가 지난 주말을 끝으로 상승세가 주춤거리면서 증시 거품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미국 증시 거품 논쟁은 201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명했던 빌 그로스와 워런 버핏 간 ‘주식숭배 종료’ 논쟁을 요약하면 이렇다. 그로스는 주식 숭배는 끝났다고 단언하면서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버핏의 생각은 달랐다. 주식을 사두는 것이 유망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벅셔해서웨이 주식 보유 비중을 대폭 늘렸다.

그 후 잊혀가던 이 논쟁이 꼭 1년 만에 같은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와 누리엘 루비니 간에 벌어졌다. 파버는 “주가가 ‘비이성적 과열’을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가의 고공행진을 떠받쳐온 ‘부채의 화폐화’는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워 1987년 블랙먼데이 때처럼 주가가 폭락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에 대해 루비니 교수의 견해는 달랐다. 2013년 4월 열린 밀컨 콘퍼런스(일명 미국판 다보스 포럼) 이후 “앞으로 2년 동안 주식이 가장 유망하다”며 “투자자에게 주식을 가능한 한 많이 사둘 것”을 권했다. 그 후 헤지펀드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를 비롯해 증시 낙관론이 줄을 이었다.

‘루비니 패러독스’라 불릴 만큼 예기치 못한 시각이라 그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루비니 교수는 증시 낙관론에 대해 ‘경제 정상화 역설’을 들었다. 3년 전 물가 안정 속에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경기는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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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는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시 낙관론을 펼친 배경이다. 오히려 경제가 정상화되면 출구전략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거품이 붕괴해 투자자는 커다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직장인이 최근처럼 생애가 길어진 시대에는 만년 과장에 머물러 있는 게 좋을지 모른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투자 구루 간, 투자 구루와 석학으로 이어진 증시 거품 논쟁이 2014년 8월에는 석학 간에 벌어졌다.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가 26배로 20세기 이후 평균치 15배를 웃돌아 거품이 끼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주가 결정에 미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4년째 이어진 증시 거품 논쟁의 근본 원인은 경기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 미국 경기를 장기 침체에 들어가는 초기 단계로 진단한다. 장기 침체론은 1938년 당시 하버드대 교수인 엘빈 핸슨이 처음 주장한 ‘구조적 장기침체 가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가설을 총공급(AS) 곡선과 총수요(AD) 곡선으로 알아보자. AD 곡선은 투자와 저축을 의미하는 ‘IS 곡선’, 유동성 선호와 화폐 공급을 의미하는 ‘LM 곡선’에 의해 도출된다. AS 곡선은 노동시장과 생산함수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시장을 망라하는 ‘AD’가 ‘AS’보다 부족하다면 경기침체는 구조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머스의 주장이다.

구조적 장기침체 가설에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전현직 Fed 의장은 ‘과잉저축 가설’로 대응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저축이 소비보다 많으면 경기가 둔화된다는 ‘절약의 역설’이다. 특히 미국처럼 총수요 항목별 소득 기여도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 경제에서는 절약의 역설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버냉키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 경제는 나라 안팎으로 ‘쌍둥이 과잉 저축론’에 시달리고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의 주요 수출대상 지역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가 외화를 과다하게 쌓고 있는 것이 미국 경제를 어렵게 해왔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한 시각이다.

정책 처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머스는 일시적인 ‘마약’에 불과한 금융완화정책은 하루빨리 철회해야 할 ‘악습’이라고 평가 절하한다. 반면 버냉키와 옐런은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금융완화 정책을 충분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증시 거품 우려에도 추가 금리인상을 쉽게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증시는 경기, 실적, 유동성 간 3박자가 충족되는 ‘황금률’을 달성해야 추가로 오르는, 칼날 위를 걷는 국면이 예상된다. 거품 논쟁과 추가 금리인상 여지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3박자 중 어느 한 요소가 충족되지 않아 칼날 위에서 떨어지면 의외로 큰 상처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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