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가 딜레마에 빠졌다. 삼성은 지난 2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통해 데이터센터용 서버 시스템을 연구하는 스텔러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하고 자회사에 편입했다. 그러자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하는 서버 업체들이 “삼성이 서버시장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며 견제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기존에 메모리반도체만 생산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면 HP 시스코 등이 이를 묶어 데이터 저장용 서버로 제작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서버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서버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반도체에서 세계 1위인 삼성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버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스텔러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한 것이다. 스텔러스테크놀로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기업용 서버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담당한 댄 놀트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기업이다.

문제는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을 기존 서버 업체들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 메모리사업부에 적잖은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사업부 영업 쪽에서는 SSIC에 “스텔러스 때문에 장사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IC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사업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다. 스텔러스는 이 부회장이 강한 의지를 품고 인수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스텔러스가 잘 안 되면 큰 고객만 놓칠까봐 조마조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