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원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불합리한 규제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기 위해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서동원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불합리한 규제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기 위해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국민권익위원회가 22일 내놓은 ‘김영란법 해설서’는 법에 저촉되는 부정청탁의 유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형법·변호사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이 금품 수수와 결부된 청탁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청탁금지법은 부정청탁 행위 자체를 규제한다.

제3자를 통해 청탁한 경우 처음 청탁한 사람보다 청탁을 직접적으로 당사자에게 전한 사람에게 더 높은 처벌을 가하고, 청탁을 들어준 당사자(공직자)에겐 가장 높은 처벌을 가하는 게 특징이다. 부정청탁과 관련된 사례를 Q&A로 정리한다.
[Q&A로 알아본 알쏭달쏭 김영란법] 최초 청탁자보다 청탁 전달한 사람이 더 센 처벌 받는다
<인사평가 개입>

Q- 지방자치단체장 B가 공무원 A의 부탁을 받고 인사평가자인 C에게 공무원 A에 대한 평가순위의 변경을 지시해 평가순위를 새로 작성했다.


A- 공무원의 채용 승진 등 인사 관련 업무는 부정청탁 대상 직무에 해당한다. 단체장 B는 평가권자 C의 지휘·감독권자로서 공직자에 해당하므로 부정청탁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형사처벌 대상이다. C는 거절의사를 명확히 표하는 경우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지시에 따른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다. 최초 부정청탁을 한 A는 과태료 부과 대상은 아니고 징계대상에 해당한다.

<가족을 위한 청탁>

Q- B는 자신의 아들이 병역검사에서 4급 보충역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길 원했다. 이에 평소 친분이 있던 병무청 간부 D를 통해 병역판정검사장의 군의관 C에게 자신의 아들이 4급을 받을 수 있도록 아들 A 몰래 청탁했다.


A- 부정청탁에 해당해 아버지 B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아들 A는 해당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 아니다. 간부 D는 제3자인 A를 위해 부정청탁을 했고, 공직자에 해당해 제재가 가중된다. 3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군의관 C는 거절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면 징계 및 벌칙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차 부탁을 받으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할 의무가 발생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징계대상에 해당한다. C가 청탁을 들어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인허가 및 신고 관련>

Q- 음식점을 운영하려는 A가 담당 공무원 C에게 용량에 미달하는 오수처리시설 설치 신고를 한 뒤 자신의 친구인 지방세 담당 공무원 B를 통해 신고를 수리해줄 것을 C에게 청탁했다.


A- 민원인 A는 이해당사자로서 제3자인 B를 통해 부정청탁을 했기 때문에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친구 B는 부정청탁을 했고, 공직자에 해당해 제재가 가중된다. 3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공무원 C는 B의 부정청탁에 대해 거절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징계 및 벌칙 대상에서 제외된다. 동일한 청탁을 다시 받으면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청탁을 들어준 경우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채용 및 학교성적 청탁>

Q- 중앙부처 소속 국장 B의 자녀 A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한 채용시험에 응시했다. B가 자녀 몰래 면접위원인 인사과장 C에게 면접시험 점수를 높게 줘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을 했고, C는 면접점수를 높게 줘 A가 합격했다.


A- 국장 B는 A의 부탁이 없었지만 제3자인 A를 위해 부정청탁을 했고, 공직자에 해당해 제재가 가중된다. 3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인사과장 C는 청탁을 들어줬고, 그 결과 A를 채용했으므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A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Q-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는 수학시험에서 75점을 받았다. 해당 학교 국어교사인 A의 아버지 B는 자녀 몰래 동료 수학교사 C에게 A의 수학점수를 올려달라고 부탁해 성적이 올라갔다.

A- 아버지 B는 제3자인 자녀를 위해 부정청탁을 했고, 공직자에 해당해 제재가 가중된다. 3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동료 교사 C는 부정청탁을 들어줬으므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자녀 A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기타>

Q- A는 국립대병원에 입원하려고 했으나 접수 순서가 밀려 있어 자신의 친구이자 해당 병원 원무과장 C의 친구 B를 통해 먼저 입원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원무과장 C는 접수 순서를 변경해 대기자 A가 먼저 입원하게 했다.


A- A는 제3자의 친구 B를 통해 부정청탁을 했으므로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B는 부정청탁을 했기 때문에 2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C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정리=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