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는 다르다지만 중국의 최고 권부는 여전히 ‘죽의 장막’에 가려져 있다. 민주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공산당 독재인 데다 비밀주의가 지배한다. 이런 특징이 중국 경제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 정책의 일관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다. ‘국가 지배구조의 리스크’라고 볼 수도 있겠다.

‘중국 두 최고 지도자 간의 불협화음이 밖으로 드러나다’라는 어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는 주목을 끌 만했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이 엇갈리면서 당 내부 균열이 노출됐다는 내용이다. 국영기업 정책이 그런 사례였다. 이달 초 시 주석은 ‘더 강력하고, 더 큰 국영기업이 될 것’을 촉구하며 공산당이 국영기업의 경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반면 리 총리는 국영기업 규모 감축과 시장규칙을 준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경기부양 방식을 놓고 이견이 있다는 설도 있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처음도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인민일보가 1면에 익명의 ‘권위있는 인사’ 인터뷰를 실어 리커창식 부채확대를 강력히 비판했다. 부채감축과 더불어 산업 각 분야의 과잉생산을 줄이려는 시 주석의 공개 비난이었다는 게 당시 중국 안팎의 해석이었다. 단순히 양자 간의 방법론 차이인지, 일각의 지적대로 태자당(시진핑)과 공청단(리커창)의 해묵은 권력다툼인지 중국 권부 밖에서는 쉽게 판단하기도 어렵다. 외견상으로는 리커창의 경제정책에 시간이 갈수록 시진핑의 훈수와 견제가 깊게 들어오는 모양새다.

경기둔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일 수도 있고 장차 권력구조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무언가의 징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든 중국의 리더십 리스크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 2분기 6. 7%로, ‘중성장’ 평가를 받았다. 정치적 갈등은 자칫 경제의 진로를 막는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