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2분기 실적 웃었지만…중국발 공급과잉이 '변수'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올 2분기에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올초 철강업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올 2분기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4조2257억원, 영업이익 4322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8% 늘었고 영업이익은 0.3% 줄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60.5% 증가했다. 세계적인 경기부진에도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는 2분기에 매출 12조8574억원, 영업이익 6785억원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405억원까지 떨어졌다가 두 분기 연속 흑자 폭을 늘렸다. 동국제강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56.4% 증가한 990억원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영실적이 비교적 호전된 것은 국내 건설경기 회복과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생산량 감소의 반사이익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각 업체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한 것도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실적은 중국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반짝 실적’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중국이 다시 공급을 늘려 공급과잉이 되면 국산 철강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내년까지 좋은 실적을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런 불안 요소에 대응할 전략을 짜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영중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 마케팅전략그룹장은 “3분기에 전반적인 철강제품 가격이 t당 2만~3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하반기에 품질 기준을 높인 신제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