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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드 人터뷰] '국내 코칭계의 문익점' 이영우 코칭블루 대표

입력 2016-07-22 17:15:39 | 수정 2016-07-23 01:47:45 | 지면정보 2016-07-23 A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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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변화하도록 돕는 게 코칭
'나의 문제가 뭔지' 대부분 잘 몰라…대화를 통해 함께 해결책 찾죠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목사에서 코칭 전문가로
신자들 고민 들어주며 코칭 방식 접해
ICF 자격증 따고 전문가만 300여명 양성

경영자들 가장 큰 고민은 가정사
사업보다 자녀교육·부부갈등에 힘들어 해
‘안 풀리는 문제’ 한 번쯤 코칭 받아봤으면

기업에 꼭 필요한 코칭
IBM에는 사내코치만 2000여명 활동
국내 기업 ‘상명하복 문화’로 효과 떨어져


이영우 코칭블루 대표(51·사진)는 ‘스승들의 스승’으로 불린다. ‘코칭’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국내에 확산해 업계에서는 ‘코칭계의 문익점’으로 통한다. 그가 10여년간 키워낸 코칭 전문가만 300명을 웃돈다. 이 대표의 말에 감화돼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삶을 다시 추스른 이도 적지 않다. 국내 대기업 임원치고 그의 강연을 듣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오명 KAIST 이사장, 이석연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이 대표에게 ‘한수’ 배웠다. 워낙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이 대표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목사가 본업이지만 이 대표의 일과는 기업 강연, 코칭 전문가 양성교육 등 코칭 전문가로서의 일정으로 빼곡하다. 한 달에 쉬는 날이 하루이틀밖에 안 된다는 그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자신의 코칭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시간을 내 달려간다. 공무원과 교사, 성직자부터 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삶의 고민에 대해 코칭을 받은 사람은 어림잡아 1000명에 달한다.

코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등 본업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22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났을 때도 그는 “밤 늦게까지 일을 하다 자정께야 집에 왔다”고 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열정적으로 만들었을까. 강연료나 코칭비가 ‘교통비’ 수준일 때도 많다고 하니 돈 때문은 아닌 듯 싶었다. 자신의 코칭으로 사람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듯했다.

목사의 길에서 코칭 전문가로

이 대표의 공식 직업은 목사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재학 시절부터 목회자의 길을 꿈꿨다. 꿈을 이루긴 했지만 이 대표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신자들의 고민을 들어줘야 하는 날이 갈수록 많아졌다. 그 시절 이 대표는 부족함을 절감했다.

“뭔가 명쾌한 해결 방법을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목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 외국에서 활동 중인 코칭 전문가를 우연히 알게 돼 코칭을 처음 접했다. 코칭을 통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매료됐다. 그는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처럼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코칭 전문가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코칭이라는 개념 자체가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책 한 권 구하기 힘들었다”며 “어렵사리 코칭 전문가 단체인 국제코치연맹(ICF)에서 자격증을 받고 나서 기업에 코칭법을 강연하러 가면 기업 전문가도 아니면서 무슨 강의를 하느냐며 직원들이 냉대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2005년 이후 ‘진로코칭’ ‘학습코칭’ ‘감성코칭’ 등의 개념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코칭 전문가 양성, 기업 강연, 개인 코칭 의뢰 등으로 이 대표를 찾는 곳이 계속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칭이 아직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공짜나 다름없이 코칭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코칭이 돈을 내고 받아야 하는 것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며 “그럴 때마다 코칭의 저변이 빨리 넓어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컨설팅, 멘토링, 상담 등과 코칭을 혼동하는 일도 많다. 컨설팅이나 상담은 전문가가 문제를 분석해 직접 해결책이나 방법을 제시한다. 반면 코칭은 대화와 질문을 통해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한다.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거나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해결책을 가르치기보다 스스로 깨닫고 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대표는 “누군가 알려주는 것보다 마음속에서 변화의 필요를 느끼면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행복은 ‘가화만사성’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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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기업에서 코칭하다 보니 기업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만난 기업 경영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가정 문제’였다고 귀띔했다. 의외로 사업이나 업무보다 자녀 교육, 부부 갈등 등에서 오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영자가 많았다. 이 대표는 “미국 유학을 보낸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은 뒤 부부 갈등이 심해지고 아내와 시댁의 갈등이 너무 깊어져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중견기업 경영자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적이 있다”며 “많은 기업 경영자가 가족 간 갈등이나 은퇴 후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을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코칭을 통해 가족 간 갈등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주기도 한다. 20년 전 낙태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남편, 자녀들과 갈등을 겪던 주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 대표는 “사람은 타고나는 성격이나 기질이 다 다르다”며 “특히 부부나 부모 자식간의 갈등은 서로를 안다고 착각하면서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그는 “서로의 차이를 깨달으면 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누구나 한 번쯤은 코칭을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가 없는 사람이 없지만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우선 고민을 해결하려면 스스로 뭘 원하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대기업 중간간부의 얘기를 들려줬다. “말을 안 듣는 부하직원 때문에 고민하던 간부는 겉으로는 부하직원을 잘 통솔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했죠. 하지만 그의 속내는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런 사실을 깨닫게 해주자 스스로 조직관리 방법을 개선해 성과를 인정받고 승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코칭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설령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노력하는데도 성취하지 못하면 잘못된 방법을 반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해결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사내에 코칭 전문가 키워야”

이 대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내에 코칭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거나 새로운 가치를 찾고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조직 구성원이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관리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IBM에는 2000여명의 사내 코치가 있고 이들이 조직 구성원의 목표의식을 높여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에 코칭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로 ‘상명하복식 문화’를 꼽았다. 스스로 잘못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기다리기보다 질책하고 다그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에서는 코칭의 효과를 높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코칭 시장이 커지려면 코칭 전문가 스스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업이나 사회에서 코칭이 확산되려면 코치가 자신의 전문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며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사람들의 심리적인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코치의 세계
미국서 시작…‘생활코치’ 국내 직업사전에도 등재
국내 코칭 전문가 3000여명…시간당 100만원 받는 코치도


코칭의 개념이 처음 생겨난 곳은 미국이다. 1971년 하버드대 테니스부 주장이던 티머시 갤웨이가 내놓은 개념이다. 그는 테니스를 가르치면서 기술적 방법보다 사람들의 잠재 능력에 의식을 집중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배운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1992년 미국의 재무설계사 토머스 레너드가 코칭 전문 훈련기관인 ‘코치대학(Coach U)’을 설립했다. 1995년에는 국제코치연맹(ICF)이 세워져 새로운 인재육성 방안으로 전문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국제코치협회(IAC)가 출범했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한국코치협회가 설립돼 코칭 개념 소개에 나섰다. 한국코치협회는 2006년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았으며 코칭 전문가를 교육해 배출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코칭 전문가는 3000명 수준이다. 한국코치협회에서 인증하는 코치 자격은 초급, 중급, 고급 세 가지다.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생활코치’라는 명칭으로 코칭 전문가가 한국직업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됐다. 코칭의 종류는 대상에 따라 비즈니스코칭, 관계코칭, 감성코칭, 커리어코칭, 연애코칭 등 다양하다. 분야별로 코치가 과거 자신의 직업 경력을 살려 전문 코치로 활동하는 일도 많다.

코치는 보통 코칭 관련 회사에 고용돼 일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한다. 전화나 서면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격을 취득하면 본업 외 ‘투잡’도 할 수 있다. 코치들은 통상 시간당 약 10만~20만원을 받는다. 코칭의 전문성에 따라 시간당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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