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왔던 하지정맥류·전립선 치료…이번 휴가, 건강에 투자하세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6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직장인들의 평균 여름휴가 일수는 4.4일로 지난해 4.1일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말 등을 포함하면 여름휴가 일수는 6~8일 정도다. 휴가 기간 여행 등으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많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치료하지 못했던 질환을 고치는 사람도 많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에 바빠 치료를 차일피일 미룬 질환이 있다면 휴가 기간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기에 간단한 시술로 빨리 일상 복귀가 가능한 질환이 많아 기회가 있을 때 서둘러 치료받는 것이 좋다.

유태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약간 이상이 있다고 무조건 치료나 시술받을 필요는 없지만 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면 가급적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건강을 지키고 질병 악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미뤄왔던 하지정맥류·전립선 치료…이번 휴가, 건강에 투자하세요
시술 후 퇴원 가능한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판막 이상으로 다리에 통증 피로 가려움 등의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다리에 검푸른 핏줄이 지렁이처럼 얽히고 튀어나와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처음에는 미용상 문제로 고민이 많지만 방치하면 경련 부종 혈전 피부궤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혈관장애인 하지정맥류는 30~4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일을 하면 장시간 하체에 혈액이 쏠려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초기에는 큰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환자가 많다. 계속 방치하면 다리가 무겁고 아프며 혈관이 검푸르게 튀어나오기도 한다. 출혈이나 피부표면 정맥염 등이 반복적으로 생길 수도 있다.

김정태 양지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초음파 검사를 하면 하지정맥류 위치와 원인 부위를 파악해 적절한 치료법과 치료 범위를 정할 수 있다”며 “정맥류 부위 혈관 직경이 1~2㎜ 정도로 심하지 않으면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해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튀어나온 혈관 직경이 3~4㎜ 이상으로 크면 레이저나 고주파 등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혈관을 수축 폐쇄시키는 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혈관이 너무 꼬불꼬불하게 엉켜있으면 다리의 굵은 정맥을 제거하거나 꼬여 있는 정맥을 국소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수술 치료를 하면 상태에 따라 하루 정도 입원해야 한다.

1~2주일이면 회복되는 안검하수

안검하수는 눈꺼풀이 처지는 질환이다. 평소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꼈다면 휴가 기간을 이용해 치료해볼 만하다. 안검하수가 있으면 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이 약해 아래로 처지고 눈꺼풀 틈새가 작아져 시야를 방해한다. 선천적으로 생기는 환자도 있지만 중·노년층은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근육이 약해져 많이 나타난다.

보통 눈꺼풀 가장자리가 눈동자보다 2㎜ 이상 내려가면 안검하수로 진단한다. 다른 신경이나 운동기능 등에 이상이 없어도 눈꺼풀 처짐으로 인해 일상 활동에 큰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안검하수를 치료하는 수술은 흔히 말하는 쌍꺼풀수술이다. 쉽고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지만 미용수술이라는 선입견, 회복 기간이 길다는 점, 수술비가 비싸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선뜻 수술을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태에 따라서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근육 장력을 조절하는 비절개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절개 방식으로 했을 때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붓기가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빠르면 1~2주, 보통은 2주 정도면 회복이 가능하다. 부기나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눈꺼풀이 시야를 방해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치료 목적이나 근육 또는 신경 이상으로 눈꺼풀 처짐이 발생해 이를 교정할 목적으로 수술받으면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1시간 치료 3일 입원,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35세 이상 여성 절반 정도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뿐만 아니라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된 10~20대 여성에게도 많이 생긴다. 직장인 여성은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음주 등의 이유로 자궁근종이 생기는 일이 많다. 자궁근종 진단을 받아도 치료를 받으려면 일을 쉬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여성도 많다. 자궁근종이 있으면 월경통, 비정상적인 출혈, 빈혈,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추적 관찰해 종양이 빠르게 커지고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자궁을 보존하는 비수술적 치료로 자궁동맥색전술을 많이 활용한다. 자궁 내 근종에 산소나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동맥을 막는 시술이다. 근종을 없애는데 효과가 높고 다발성 근종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다. 2~3㎜ 정도 최소절개로 1시간 안에 시술할 수 있어 시술로 인한 부담도 적다. 시술 뒤 골반 통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하루 정도면 사라진다. 입원 기간도 3일 이내로 짧고 1주일 안에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가 기간을 활용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30분 시술이면 OK, 전립선비대증

중·장년 남성의 말 못할 고민거리 중 하나가 전립선비대증이다. 많은 남성이 적극적 치료를 받는 것을 꺼린다. 증상 개선을 위해 건강기능식품 등에 의지하는 환자도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호르몬 문제 등으로 전립선이 커져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잘 못 보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50대 이후 남성 절반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소변 흐름, 잔뇨량 등을 측정해 진단한다.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하는데 복용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기능이 감소되는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로리프트 시술을 활용한 전립선 결찰술도 많이 활용한다. 전립선 조직을 자르지 않고 좁아진 요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조직을 절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수술과 달리 조직 손상이 없다. 요실금이나 요도협착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고 시술 시간은 30분 이내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전신 마취나 척추 마취가 필요할 수도 있다.

도움말=유태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김정태 흉부외과 과장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