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등을 위해 필요하다면 모든 정책 수단을 쓸 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2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제로(0) 기준금리’ 정책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또한 각각 -0.40%와 0.25%로 변화를 주지 않았다.

ECB는 “통화정책위원회는 상당 기간 이들 주요 정책금리를 현재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가져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계획대로 추진한다.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매월 800억유로(약 100조3200억원) 규모의 자산 매입을 이어가겠다는 게 ECB의 발표다.

드라기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여전히 악화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물가상승률 또한 몇 달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ECB는 브렉시트 여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만약 핵심 목표에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ECB의 역량과 가능성을 총동원하겠다”며 “ECB가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으며 능력도 있다는 점을 거듭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