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지난달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E 마인즈 & 머신 유럽 2016’에서 연설하고 있다. GE 제공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지난달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GE 마인즈 & 머신 유럽 2016’에서 연설하고 있다. GE 제공
제조업체로 유명하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소프트웨어 사업에 눈을 돌린 것은 2011년이다. 제조만으로는 더 이상 먹고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경영지침이다. 이멜트 회장은 GE가 올해 소프트웨어 사업을 통해 5억달러(약 5687억원) 상당의 생산성 향상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GE는 ‘대표적인 디지털산업 기업’이 되겠다는 방향을 정했다. 디지털산업 기업은 제조 및 하드웨어 측면이 강한 기존 산업에 디지털 요소인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것을 일컫는다. 산업인터넷 등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 ‘디지털 파운드리’ 센터를 설립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디지털 파운드리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며 소프트웨어 솔루션 관련 협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GE 직원들이 기술 전문가들과 함께 개별 업체의 소프트웨어 발전을 고민해주며 중장기 전략을 짜는 식이다. GE는 이곳을 산업계 디지털 사업의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엔지니어, 데이터 전문가 25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GE는 조만간 세계 각국 기업의 화두가 ‘디지털 산업화’로 모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GE가 디지털산업 관련 사업에 공들이는 이유다. GE 관계자는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역량을 생산현장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시장 경쟁을 뚫을 수 있다”며 “이런 역량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의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멜트 회장은 지난달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인 ‘디지털 파워 플랜트’의 증기발전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증기 발전 성능과 효율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기능을 갖췄다. 발전소에 설치된 1만개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모니터링, 분석해 연료 품질이나 주변 환경 등 발전소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낸다. 이는 발전소의 운영 최적화를 도울 수 있다. 프랑스 부샹의 복합화력발전소도 지난달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최고 발전 효율로 기네스 신기록에 올랐다.

업계에선 GE를 디지털산업 전환에 성공한 대표 사례로 꼽는다. 삼성에서도 ‘GE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며 GE를 본보기로 삼을 정도다. GE는 2020년 소프트웨어 사업 관련 회사 매출이 15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