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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왜 쿠카인가

입력 2016-07-21 18:52:07 | 수정 2016-07-21 23:39:27 | 지면정보 2016-07-22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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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 간 갈등을 봉합한 종교화의가 이뤄진 곳이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뮌헨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그로부터 400여년이 지난 지금 이곳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도시에 본사를 둔 로봇업체 쿠카(KUKA)의 대주주 지분을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가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독일 기업 인수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런데 왜 연 매출 30억유로(약 3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쿠카 인수를 둘러싸고 독일 정부 관계자들이 몇 달 동안 반대 목청을 높였을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스마트공장 기술 유출 우려

첫째, 이 회사의 현재 위상이다. 쿠카는 로봇과 공장자동화업체다. 이를 다임러 BMW 지멘스 등 독일 간판 기업들이 사용한다. 지난 6월 초 기자가 쿠카를 1년 만에 다시 방문했을 때 몇 가지가 달라져 있었다. 연구개발(R&D)센터가 대폭 확장됐고 공장은 ‘사람이 로봇을 만드는’ 방식에서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라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는 신입직원 한 명을 소개했다. ‘옴니무(Omnimu)’라는 이름의 이 직원은 사람이 아니라 무인지게차로봇이었다. 쿠카가 개발한 ‘엘비알 이바(LBR iiwa)’는 안전펜스 없이 사람 옆에서 일할 수 있는 최초의 로봇이다. 이런 첨단 기술을 가진 쿠카는 일본의 화낙 야스카와전기, 유럽의 ABB와 더불어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둘째, 미래 산업인 스마트공장의 핵심 기술을 가졌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을 구현하려면 스마트센서, 공장자동화, 로봇, 빅데이터, 보안, 스마트물류 등 수많은 요소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야 한다. 이 중 중심에 있는 게 공장자동화와 로봇이다. 3500명이 일하는 쿠카 본사엔 R&D 인력만 500명 정도가 포진해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의료용 로봇과 미래형 공장자동화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첨단기술 로드맵 있나

독일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핵심 기술 유출이다. 중국의 독일 기업 인수는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중국이 사들인 독일 기업은 20개로,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의 25개와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 중국 정부의 첨단제조로드맵 ‘제조 2025’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참고한 것이다. 중국의 독일 기업 인수는 어떤 ‘큰 그림’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은 어떤가. 스마트공장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를 외치고 있지만 핵심기술 확보에 대해선 너무 느슨하다. 물론 이를 자체 개발하면 좋다. 하지만 형편이 안 되면 사와야 한다. 미래 산업은 ‘시간 싸움’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은 이를 활용해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데 있다. 스마트공장 구현과 더불어 스마트 공장용 기계와 부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독일과 미국은 스마트공장 통신표준에 잠정 합의해 두 걸음 앞서가기 시작했고 중국은 독일을 모델로 선진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스마트공장과 관련된 핵심 기술이 별로 없는데도 ‘미래 먹거리’보다는 ‘당장의 먹거리’를 찾는 데만 급급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우리에게 과연 첨단 기술 확보 로드맵은 있는 것인가.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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