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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성장의 함정 빠진 기업들, 창업자 '반역DNA' 회복하라

입력 2016-07-21 17:28:42 | 수정 2016-07-22 02:20:30 | 지면정보 2016-07-22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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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정신
크리스 주크·제임스 앨런 지음 / 안진환 옮김
한국경제신문 / 296쪽 / 1만6000원

흑자경영 지속하는 기업, 10년간 전체 10%도 안돼
창조성·주인의식 약화 등 기업 내부에서 문제 생긴 탓
외부서 원인 찾지 말고 파괴적 혁신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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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흑자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성장동력을 개발한다. 또한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전략을 설계하며, 경영 과정을 개선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현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 목표를 달성해 생존한 기업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왜 지속가능한 흑자경영에 실패하는가. 종전에는 시장점유율 하락, 경쟁 격화, 기술진보 부진 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서 이유를 찾았다.

베인앤드컴퍼니 공동 리더들인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은 《창업자 정신》에서 이런 외부 요인보다는 오너십 약화, 의사결정 지연, 현장과의 괴리 등 내부 요인에 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패한 기업의 85%는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내부적인 복잡성이 증가하고, 초창기엔 왕성했던 창조적인 문화와 임직원의 주인의식이 약화되는 ‘성장의 함정’에 빠졌다고 설명한다.

《창업자 정신》을 쓴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은 ‘성장의 함정’에 빠진 기업들에 “반역성, 주인의식, 현장 중시로 구성된 창업자 정신을 회복하라”고 역설한다. GettyImagesBank기사 이미지 보기

《창업자 정신》을 쓴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은 ‘성장의 함정’에 빠진 기업들에 “반역성, 주인의식, 현장 중시로 구성된 창업자 정신을 회복하라”고 역설한다. GettyImagesBank

성장 기업에는 먼저 ‘과부하(overload)’ 위기가 찾아온다. 신생기업의 사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내부적인 기능장애에 봉착하는 것이다. 과부하 위기는 ‘속도 저하(stall-out)’ 위기로 전이된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초창기 조직을 이끌던 명확한 창업자적 미션이 희미해짐에 따라 성장 둔화를 겪게 된다. 속도 저하 위기가 무서운 것은 곧바로 ‘자유낙하(free fall)’ 위기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창업자 정신을 상실한 기업일수록 주력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을 잃게 되고, 핵심시장에서 퇴출당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저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40여개국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성장 단계별로 내부 요인에 따른 위기증후군을 구조화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창업자 정신은 새로운 것을 취하려고 기존의 것을 거스르는 ‘반역성’과 현장 중시, 주인의식이라는 세 가지 특성으로 구성된다. 이 정신은 막 성장하기 시작한 기업이 규모가 훨씬 크고 경영 여건이 잘 갖춰진 기존 기업에 도전할 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저자들은 창업자가 직접 이끄는 기업이나, 직원이 일상적인 결정과 행동방식에 준거 틀로 삼는 규범 및 가치에 창업자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기업일수록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흑자경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구성도 창업자 정신을 풀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장에서는 창업자 정신을 정의하고,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살펴봤다. 2장에서는 기업 위기를 부르는 요인을 탐색하고, 기업의 생애 전반에 걸쳐 어떤 식으로 가치를 창출하거나 파괴하는지 면밀하게 기술했다. 3~5장에서는 과부하, 속도 저하, 자유낙하 등 성장단계별 위기를 다뤘다. 마지막 6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는 모델로 ‘반역적 대기업’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제시했다.

성공한 기업인의 경험이나 학자 또는 경영컨설턴트의 이론과 훈수가 아니라 연구·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주장이라는 사실이 이 책의 장점이다. 기업인들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광범위한 시계열 분석과 횡단면 분석을 통해 뽑은 아이디어와 교훈, 단계별 위기징후군을 극복한 사례, 피할 수도 있던 것으로 드러난 실패 이야기 등은 오랫동안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해온 이들의 가슴에 곧바로 와 닿는다.

한국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저성장의 늪’에 빠져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성장둔화 요인을 중국의 추격 등과 같은 외부 요인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인으로선 ‘스스로의 도피’다. 기업 내부적으로 창업자 정신에 기반해 모든 조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지, 철저하게 현장중심적 의사결정과 사고체계를 갖고 있는지, 뚜렷한 고객층을 위한 반역적 미션을 갖고 있는지를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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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이 책은 한국 기업인들에게 희망을 던져줄 수 있다. 창업자 정신을 조직 전체에 불어넣어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미래와 경영환경을 통제해 나간다면 궁극적 목표인 지속가능한 흑자경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박혜린 < 옴니시스템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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