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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BIZ School] 재고량 최저…알루미늄 '파이낸싱 딜' 꿈틀

입력 2016-07-21 15:22:39 | 수정 2016-07-25 13:22:21 | 지면정보 2016-07-22 B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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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원자재 시장 (4) 알루미늄

가격 하락에 제련社 잇단 폐업…알루미늄 공급 차질 가능성

2013년 이후 줄어든 파이낸싱 딜
저금리 기조에 다시 늘어나면 알루미늄값 급등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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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중에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일까. 요즘이야 금값이 가장 높지만 2~3년 전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로듐이란 백금류 값이 더 높았다. 기네스북이 1979년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가 역사상 최대 앨범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을 축하하기 위해 로듐으로 만든 음반을 준 일화가 있다. 19세기 중반에는 금이나 로듐보다 알루미늄이 더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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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념물은 워싱턴기념탑이다. 워싱턴DC의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인 링컨 기념관과 마주보고 있다.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링컨 기념관에서 ‘나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유명한 연설을 할 때 아마도 워싱턴 기념탑을 바라보면서 했을 것이다. 높이 169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 기념물이 화강암으로 돼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나 꼭대기가 알루미늄으로 싸여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884년 이 탑이 37년 만에 완공됐을 때 미국 정부가 그 끝을 알루미늄으로 한 이유는 당시 알루미늄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금속이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뒤인 1886년 전기분해를 통한 알루미늄 용해법의 발견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전까지 말이다. 이후 알루미늄 가격은 7년 만에 ㎏당 1200달러에서 400달러로, 50년이 지나서는 50센트까지 하락했다. 워싱턴기념탑의 완공이 몇 년만 늦어졌다면 꼭대기는 아마도 금으로 덮였을 것이다. 알루미늄은 값이 싸지면서 캔에서 자동차 차체에까지 사용되는 등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는 금속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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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가격이 5년 전에는 많은 사람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값이 올라간다. 그러나 당시 알루미늄은 생산이 수요를 훨씬 초과했음에도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로 원자재 시장을 전망하기 가장 힘든 대상은 구리와 알루미늄 같은 비철금속이다. 이는 독특한 거래 방식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계에서 비철금속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시장은 런던금속거래소(LME)다. 이곳은 뉴욕거래소 등 다른 시장과 다른 독특한 거래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LME의 프롬프트 데이(prompt day)다. 이는 현금과 비철금속 실물이 교환되는 날을 의미한다. LME에는 다른 거래소가 월 단위로 거래를 마감하는 대신 아주 촘촘한 선물들이 존재한다. 현물거래는 거래일부터 두 번째 영업일이 프롬프트 데이가 된다. 또 3개월부터 6개월까지는 매주 수요일이 프롬프트 데이가 되는 주 단위 선물이 존재한다. 7개월부터는 매달 세 번째 수요일이 프롬프트 데이인 월 단위 선물이 존재하는 식이다. LME 거래는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됨에 따라 칠레 등 남미의 구리, 인도네시아 등지의 주석이 영국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개월이기 때문에 3개월 뒤 인도하는 상품으로 거래를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프롬프트 데이에 실제로 거래가 완료됐다 해도 구매자가 실물을 인도받기까지는 LME의 ‘일일반출량제한’ 조치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제도 개선으로 상당히 빨라졌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LME의 대표적 창고인 디트로이트의 경우 400일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따라서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공급초과 상황에서도 값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영향은 주로 ‘파이낸싱 딜(financing deal)’ 때문이었다. 파이낸싱 딜이란 실물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실물을 가진 업체가 알루미늄을 LME 창고에 넣어 매도포지션을 걸고,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개발비용을 충당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 바로 콘탱고(contango)와 저금리, 저렴한 창고비용이다. 콘탱고란 가까운 시기에 인도 예정인 선물 값이 먼 시기에 인도될 선물 값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시간이 갈수록 값이 떨어지는 원자재를 창고에 묵혀둘 사람은 없으니 일견 당연한 현상이다. 이를 ‘정상시장’이라고도 부른다.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라고 부른다. 파업 등으로 시장에 공급 문제가 생겼을 때 물량 확보를 위해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파이낸싱 딜의 시작은 2008년 금융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위기 이후 풍부한 달러유동성과 저금리를 등에 업은 투자은행들이 콘탱코와 저렴한 창고비용을 이용해 파이낸싱 딜을 시작했다. 이를 이끈 것은 JP모간, 골드만삭스, 그렌코어, 트라피규라다. 이들은 창고업체를 직접 소유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창고비용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이런 파이낸싱 딜을 지속하려면 일정 시점(주로 반기 혹은 연간 단위)에 투기적 세력이 가진 매도포지션을 빌려와야(바로잉)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 바로잉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백워데이션이 심해졌다. 이는 수급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당시 LME 창고의 알루미늄 재고 중 80% 이상이 파이낸싱 딜에 묶여 있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이었다.

2013년 이후 LME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이 LME 시장에서 알루미늄을 인도받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 투자은행의 창고 소유를 제한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알루미늄 시장에서 파이낸싱 딜은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최근 알루미늄 값이 하락하면서 알루미늄 제련업체의 주 수익원이던 프리미엄까지 하락하면서 이들 업체가 폐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시장의 알루미늄 공급 물량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다. LME 시장의 재고량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여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싱 딜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문용주 < 글로벌마켓포커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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