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핀테크 앞세워 2030 끌어모을 것"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한 융복합 금융서비스로 20~30대 신규 조합원을 적극 끌어모을 계획입니다.”

문철상 신용협동조합중앙회장(사진)은 19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2016 세계신협협의회(WOCCU·워큐) 콘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각국 신협들은 핵심 금융서비스를 온라인·모바일 채널로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회장은 “세계적으로 금융서비스는 물론 소비를 결정하는 방식이 젊은 층과 고령층에서 확연히 갈리고 있다”며 “조합원과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신협은 이런 변화를 고려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걸려온 전화에는 즉각 반응하지 않지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바로 반응하는 것이 장년층과 구분되는 젊은 층의 특징이라고 그는 말했다.

문 회장은 또 “결제시스템 등에 공동 투자한 뒤 새로운 기술을 개별 신협에 적용하면 규모가 작은 신협도 대형 금융회사와 맞먹는 기술력으로 경쟁할 수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한국 신협의 자산은 65조8000억원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워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이안 골딘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전 세계은행 부총재) 역시 “전통적인 금융산업의 개념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신협의 금융서비스도 핀테크를 기반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 각국의 많은 신협이 서민에 대한 소액 대출뿐 아니라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수익과 위험 관리를 이유로 중소·중견기업 대출을 줄이는 대형 은행과 차별화된 행보”라고 언급했다.

워큐는 세계 105개국의 5만7000여개 신협이 참여한 협의회다. 올해 콘퍼런스에는 53개국, 1700여명의 신협 관계자가 참석해 신협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한국 신협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브라이언 브랜치 워큐 사무총장은 “한국은 신협중앙회가 흩어진 자원을 모아 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방식으로 개별 신협의 경쟁력을 높인 것이 인상적”이라며 “통합 전산서비스 등은 미국 신협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각국 신협의 자산 규모와 역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형 은행들이 저금리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협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합원과의 신뢰를 중시하는 신협의 성격이 알려지면서 미국 신협에는 2011년 반(反)월가 시위 직후 두 달간 120만명의 신규 조합원이 유입되기도 했다고 워큐 측은 소개했다.

벨파스트=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