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당 대표 경선 구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현역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달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 레이스는 거물급 주자가 다 빠진 가운데 막을 올렸다.
나경원도 불출마…강자 안보이는 새누리 전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들이 빠진 데다 청와대와 친박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초반 분위기는 비박(비박근혜)계 후보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20일 현재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사람은 5선의 이주영·정병국 의원, 4선의 주호영·한선교 의원, 3선의 김용태·이정현 의원 등 6명이다. ‘절대 강자’가 없는 예측불허의 경선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친박에선 최경환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서 의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접었다. 비박계에서 ‘서청원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던 나경원 의원도 이날 “출마 여부를 깊이 고민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으로 초반 주도권은 비박계 후보들이 잡았다. 출마를 선언한 6명 중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이 비박계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원조 쇄신파’로 비박계 후보 중 최다선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앞으로 비박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주 의원은 옛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도 지내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연소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은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무기다.

물밑에선 비박계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오가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경선전 막판 단일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주영·한선교·이정현 의원은 친박 주류와의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다. 범친박인 이주영 의원은 친박계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친박 주류와 각을 세웠다.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한 의원도 최근 중립 성향으로 돌아섰다. 방송인 출신으로서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진짜 친박 후보는 이정현 의원이 유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의원은 여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두 차례 당선된 경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친박에선 홍문종 의원(4선)을 내세우려는 움직임도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확률은) 출마 51%, 불출마 49%”라고 말했다. 비박계에선 홍문표 의원(3선)이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