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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경제 허리' 중견기업] '히든챔피언' 48%는 독일기업…비결은 '차별 없는 기업 생태계'

입력 2016-07-20 18:09:37 | 수정 2016-07-21 03:20:41 | 지면정보 2016-07-21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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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 진입장벽 없고 상생적 협력관계만 존재
업종 전문화·연구개발 주력
충분한 실업계 인력 바탕,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
독일의 레이저가공기업체 트럼프의 직원(가운데)이 스마트 기능이 들어 있는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디칭겐(독일)=김낙훈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독일의 레이저가공기업체 트럼프의 직원(가운데)이 스마트 기능이 들어 있는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디칭겐(독일)=김낙훈 기자


독일 본에 있는 파이프오르간 업체 클라이스는 직원이 65명에 불과하다. 해외 마케팅 직원도 거의 없다. 하지만 50개국에 수출한다. 비결은 각국의 고객을 끌어모으는 타고난 제품 성능이다. 1882년 창업한 클라이스의 필리프 클라이스 사장은 “창의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오늘의 클라이스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지몬쿠허앤드파트너스 대표)이 꼽은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이다. 히든챔피언은 △시장점유율이 세계 3위 이내(혹은 대륙별 1등)이면서 △연매출이 50억유로를 밑돌고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말한다. 지몬에 따르면 전 세계 2734개 히든챔피언 중 독일에 47.8%인 1307개가 있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에는 중소·중견·대기업을 차별하거나 육성하는 제도가 거의 없다. 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쾰른대 법학박사)는 “기업 규모별 진입장벽이 없고 상생적 협력관계만 있다”며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은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조세 및 공공시장 참여 등의 차별이 거의 없다 보니 전문화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으로 커가는 산업생태계가 자연스럽게 구축됐다.

레이저가공기 업체인 트럼프도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히든챔피언이다. 벤츠 공장에서 쓰는 레이저 용접기는 대부분 이 회사 제품이다. 키야 자나미 트럼프 한국담당 매니저는 “2014회계연도 매출이 25억8000만유로였으며 이 중 9.4%인 2억4300만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며 “레이저 용접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소개했다.

히든챔피언은 수출주도형 기업이다. 지난해 독일 수출은 1조3289억달러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다. 하지만 1인당 수출액은 14만5347달러로 중국(9051달러)과 미국(3만6592달러)을 압도했다. 빈프리드 베버 만하임대 경영학부 교수는 “독일 경제를 이끄는 것은 히든챔피언을 포함한 미텔슈탄트(중견·중소기업)”라며 “기술자 우대 문화 덕분에 젊은이들이 실업계 고등학교로 몰려가고 이들이 독일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홍순영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일에는 ‘중소기업정책’이니 ‘중견기업정책’이라는 게 따로 없다”며 “산·학·연 협력연구개발시스템, 재무제표보다 사업성과 성실성 등을 중시하는 ‘관계형 금융’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히든챔피언 탄생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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